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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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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에서는 플랫폼이 어떻게 이용되고 있을까?

#플랫폼, #문화예술교육, #사례

1. 개인의 표현과 소통을 위한 플랫폼 💬

‘부캐’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부캐는 부캐릭터, 또는 서브 캐릭터라는 의미로, 본래 자신의 정체성과 별도로 두 번째 정체성을 가진 캐릭터인데요. 게임상에서 자신을 대신하는 아바타를 지칭하는 단어로 부캐라는 말이 사용되었어요. 부캐 문화를 즐기는 10~30대인 MZ세대는 이미 사람에게 다양한 정체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새로운 자아를 찾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고 해요. 그래서 평소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았던 성격, 진심, 솔직한 면모, 취향 등을 온라인 공간에서 마음껏 드러내며 부캐로 활동하죠.
 
이미지 출처: (왼)인스타그램/(우)유튜브 채널
* 이미지 출처: (왼)인스타그램/(우)유튜브 채널


또 MZ세대는 개인의 취향과 취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통해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특성이 있는데요. 자신의 일상을 담은 영상을 공유하고, 다른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해 소통하고 있어요. 2020년 한국미디어패널조사를 바탕으로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른 사람과 소통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상대방으로부터 응원받을 수 있어서 적극적으로 이용한다고 해요.
 
이미지 출처: 영국 출신의 거리미술가 뱅크시 인스타그램
* 이미지 출처: 영국 출신의 거리미술가 뱅크시 인스타그램


이와 같은 세대 문화는 예술가 개인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거리미술가로 잘 알려진 영국 출신의 작가 뱅크시는 얼굴을 공개하지 않지만,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이 작업하는 과정을 노출하며 자신의 예술 활동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있어요. 따라서 플랫폼을 통해 글뿐만 아니라 이미지, 사진, 영상 등 다양한 형식으로 자신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2. 공급자와 수요자의 연결을 통해 형성되는 플랫폼 🌐

동네 사람들 간의 중고물품 거래 중개 서비스로 시작한 당근마켓은 2021년 한 해 동안 2,000만 명이 가입하고, 매주 1,000만 명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는데요. 같은 지역에 거주하면서 중고물품을 사고파는 사람들과의 연결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모여 플랫폼이 형성되었어요. 지금은 중고물품뿐만 아니라 맛집, 카페 등과 같은 동네 가게와 사람들을 연결해주고 지역 정보 교류를 하는 등 다양한 활동들로 퍼져나가고 있어요.
 
이미지 출처: 당근마켓 웹사이트
* 이미지 출처: 당근마켓 웹사이트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은 당근마켓을 자신의 취미활동을 공유하는 소통의 창구로도 이용했는데요. 주로 사람들은 ‘그림 그려드립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린 뒤, 그림을 의뢰한 사람들에게 무료, 혹은 큰 대가 없이 그림을 그려주는 활동을 했어요. 당근마켓에서 그림을 의뢰한 사람들은 잘 그린 그림이 아닌 B급, 병맛과 같은 재치 있고 톡톡 튀는 매력이 돋보이는 그림들을 선호했다고 해요. ‘그림 그려드립니다’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과 연결되는 하나의 놀이이자 소통 방식으로 자리 잡았어요.

같은 지역을 기반으로, 사람들 간의 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당근마켓의 동네정보와 동네홍보에서는 문화예술교육을 알릴 수 있는데요. 2021년 한 해 동안 당근마켓에서 동네 가게와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비즈프로필의 조회 수가 2억 건이 넘었다고 해요.
 
이미지 출처: 어플 ‘당근마켓’내 동네정보
* 이미지 출처: 어플 ‘당근마켓’내 동네정보


당근마켓 비즈프로필은 음식, 생활, 건강, 미용, 교육과 같은 업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동네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소통할 수 있는 당근마켓 안의 소셜미디어 채널인데요. 공급자가 비즈니스 계정을 만들어 소개를 올리면 당근마켓 앱 아래 '내 근처' 탭에 노출돼요. '내 근처' 탭을 클릭하면 '우리 동네 가게 소식'이라는 화면에 업종별 카테고리에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고 전화 문의, 채팅, 댓글을 통해 이용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어요.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알리는 것이 중요한 디지털시대에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통해서는 같은 지역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기가 어려운데요. 이러한 문제점을 당근마켓을 통해 풀어나가 볼 수도 있어요.

3.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플랫폼은 어떻게 운영되어야 할까? 🔔

기술 발전으로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플랫폼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은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바탕으로 형성되고 있어요.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도 단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공간의 이동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준다는 의미에서 플랫폼이 운영되어야 하죠.
 
* 이미지 출처: We Teaching Artist 홈페이지’
* 이미지 출처: We Teaching Artist 홈페이지


미국의 ‘Teaching Artists Guild(이하 TAG)’는 문화예술교육을 하는 예술가의 가시성과 실무자들의 성장을 이끄는 커뮤니티라는 목표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TAG는 예술가들의 문화예술교육 관련 일을 지원하고, 문화예술교육 안과 밖을 모두 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들을 구축하기 위해 지역, 국가와 국제적으로 협력하고 있어요.
 
이미지 출처: We Teaching Artist 홈페이지
* 이미지 출처: We Teaching Artist 홈페이지


TAG는 미국 각 지역에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어디에서나 예술가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특히, 장기적으로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교육 기회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쉽게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하게끔 플랫폼을 통해 기록하고 공유하는데요. 이를 통해 미국 내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지고 있죠.

또 영국 음악 교육 기관인 ABRSM에서는 문화예술교육가와 참여자를 연결하는 온라인 음악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ABRSM은 음악 교육 분야 및 교육의 정도에 따라 비전공자부터 문화예술교육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음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미지 출처: 영국 음악 기관 ABRSM 홈페이지
* 이미지 출처: 영국 음악 기관 ABRSM 홈페이지


코로나19로 영국 전역이 폐쇄된 가운데 진행된 ABRSM의 온라인 음악 수업 진행 및 참여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전체 음악 교사의 39%는 비대면 음악 수업이 예상했던 것보다 원활하게 진행되었다고 해요. 또 팬데믹 동안 참여자들의 부모들이 음악 교육에 더욱 활발하게 참여했고 참여자를 지원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이를 통해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플랫폼에서 문화예술교육가와 참여자 모두 자신에게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면, 사람들의 연결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4.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플랫폼 활용을 위해 생각해보아야 할 점 🧐

오랜 기간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진행되었던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의 교류와 교육 활동들이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이러한 과정에서 플랫폼을 이용하는 데 익숙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플랫폼을 선정하고 사용법을 익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기계적 오류의 발생으로 불편한 상황을 마주해야 했어요.

지난해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다양한 디지털 인문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온라인 문화예술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보급하는 등 비대면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플랫폼 전략을 내놓기도 했어요. 하지만 앞서 다양한 플랫폼의 사례를 살펴보았듯이 플랫폼을 활용하는데 가장 중요한 점은 ‘플랫폼에 누가 모이고, 어떻게 만나는가?' 이에요.

이처럼 점점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람들이 서로 다른 형태로 만나 소통하고,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문화예술교육의 시도들도 많아지고 있죠. 이번에 소개한 해외 문화예술교육 사례인 TAC나 ABRSM처럼 교육과 관련된 사이트를 만들어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온라인 화상 프로그램을 활용한 비대면 수업, 온·오프라인을 혼합한 블렌디드 러닝 방식 등 다양한 방법들이 생겨나고 있어요.

구글아트앤컬쳐(온라인에서의 미술 작품 감상), 구글어스(전 세계 지도), 틸트브러쉬 (창작 도구)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할 수도 있어요. 이와 같이 기술을 잘 사용한다면 교육자와 학습자가 물리적 거리를 뛰어넘어 만날 수 있는데요.

앞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교육이 단순히 대면 수업의 대체재로만 여겨지게 될까요? 또, 디지털 플랫폼 안에서 이루어지는 예술적 경험, 주도적인 참여를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먼저 생각되어야 할까요? 기술과 교육의 만남이 아닌 사람 중심의 교육을 중점적으로 고려해 우리에게 맞는 플랫폼을 선택하고 이에 맞는 문화예술교육을 기획한다면, 기술을 이용하기 전에 다가오는 막연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