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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화군 양도면의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
  • 유상용 _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
  • 2016.10.24
19호 곁봄 | 칼럼
강화군 양도면의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
유상용 /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

  

  ‘강화’ 하면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마니산은 강화도의 남단에 위치하고 있다. 그 북쪽에 있는 산이 진강산인데, 진강산의 북-서-남쪽 기슭에 양도면 사람들이 깃들어 살고 있다. 양도면은 읍과 떨어져 있을 뿐더러 유명 관광지도 아니고, 동쪽은 산, 서쪽은 바다, 그 가운데는 논밭인 지역이다. 이곳을 배경으로 2016년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라는 모임이 시작되었다.

 

  우리 가족이 양도면에 이사를 온 것은 2009년 6월이었다. 이사 오기 직전까지 20여 명의 아이들과 어른들로 이루어진 공동체생활을 했던 우리에게, 당시 전교생 21명의 양도초등학교는 폐교 대상이라는 소문이 떠돌던 학교로, 우리에게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환경이었다. 작은 학교라는 것보다 더 좋았던 것은, 이 학교의 아이들이 새로 전학 온 친구들을 반갑게 맞아들이는 마음을 아직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다른 곳에서 왔다고 배척하지 않고 품 안으로 들이는 마음. 우리가 ‘마을’을 생각하며 떠올리는 것은 그런 따뜻함이 아닐까?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학교의 아이들이 사람을 반기는 이유는 학생 수가 적으면 학교 생활의 재미가 덜하다는 것을 아이들도 안다는 것이며 300년 이상 된 윤씨 집성촌, 남궁씨 집성촌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 또한 지역의 유지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만든 민족학교(보창학교) 라는 것 등이 그 원인인 것 같다. 학교의 배경에 이미 ‘마을’이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 작은 학교에 새로운 바람이 분 것은 2010년 공모제를 통해 젊은 교장 선생님이 부임을 하면서부터였다. 자연에서 배우는 수업, 가족과 같은 학교, 아이의 본성에 맞는 교육을 지향하며, 계절별로 일주일 간의 체험캠프, 강화 도보백리 등의 프로그램을 학부모들과의 대화와 공감의 바탕 위에 진행하였다. 1년 정도 지나자 인천, 김포 등 도시로부터 그런 교육에 목말라하던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전학을 오기 시작했고, 3년 만에 전교생 60명이 넘는 학교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우려했던 바대로 교장 선생님이 전근을 가게 되자, 남은 부모들은 머리를 맞대고 교육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을 방안을 모색하였다. 그 결과, 같은 동네에 있는 대안학교인 산마을고등학교와 연계하여 지역의 초-중-고 부모들이 조금씩 힘을 보태 학교 밖에서도 자신들이 원하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가자고 뜻을 모으게 되었다. 당시에는 각 학교 학부모회가 연합을 구성한 정도의 단계였지만, 2015년 ‘진강산마을학교’란 이름으로 교육청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아래의 활동도 하게 되었다.

 

 

  행사를 이어가면서 조금씩 재미와 실력이 늘어가자, 2016년 초에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에 속한 학부모회의 연합을 넘어서 별도의 자립 단체를 만들자는 논의가 진행되었다. 10여 명의 자발적인 참여자로 준비위원회가 이루어지고, ‘진강산마을학교’란 명칭도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로 바꾸어 활동의 방향을 분명히 하였다. 정관 마련 및 창립총회, 교육 활동의 내용 구성, 마을사랑방 만들기, 아빠동아리의 활성화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였다. 4월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첫걸음을 내딛고, 현재는 아래와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진강산마을학교 교육 프로그램

 

  교육팀에서 준비한 프로그램 내용은 진강산마을학교 방향성 모임에서 그려진 마인드맵과 개인 교육기부 내용을 바탕으로 짜보았으며, 결과물보다는 구성원 각자의 행복한 삶에 초점을 두는, 과정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데 중점을 두어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아래는 각 프로그램의 내용이다.

 

1. 공동 프로그램

 

    가. sea market

     - 각자 만든 수제품이나 쓰던 생활용품 등을 사고 팔고 교환하는 장터

     - 건평리 바닷가 앞에서 2016년 4회 개장 계획

     - 사회적 경제를 배우는 곳

     - 교육, 문화, 예술이 꽃피는 장터로 운영 

 

 

 

    나. 걱정말아요 그대 모임

     - 청소년을 위한 모임 : 대상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응답하라 1988의 ‘택이 방’처럼 아이들이 함께 즐기고 걱정거리를 나누며 공감하는 모임

     - 어른들을 위한 모임 : 내년과 후년, 그리고 그 이후를 내다보는 안목으로, 서로 마음을 나누고 걱정을 해소하며, 구성원 간의 진정성 있는 친밀함을 추구하기 위한 마을모임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

 

    다. 부모 아이가 함께 걷는 우리 동네 걷기인 ‘동네마실’

     - 양도면 지역 7개리의 동네별로 그 곳에 사는 가족들이 모여서 준비. 동네를 산책하면서 동네와 ‘누구네 집’ 소개, 간식 먹기, 마을지도 그리기, 절기놀이 등을 하며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을 알아가는 모임

 

    라. 지역 학부모의 모임공간이자 아이들의 쉼터가 될 사랑방 만들기

     - 동네의 사용하지 않는 한옥을 빌려, 2개월에 걸친 부모들의 품앗이로 모임방과 텃밭을 만듦. 때에 따라 대화모임방, 회의실, 주점 등의 역할을 하며 동네 사랑방으로 자리 잡는 중. 올해는 텃밭에 고구마를 심었고, 함께 고구마 수확파티도 열 계획. 내년에는 아이들이 와서 놀면서 직접 따먹고 체험할 수 있는 과채류를 더 많이 심을 예정

 

 

 

2. 개인 강좌

 

    가. 초등학생을 위한 마을서당(사자소학)

    나. 아빠와 함께하는 파워포인트 교실

    다. 청소년 진로지도교육 : MBTI를 활용한 성격 이해, 다양한 직업 세계 이해 등

    라. 학부모 성품대화학교

    마. 아빠들 모임인 ‘좋은 길벗’의 활성화, 아빠와 함께하는 요리 교실

    바. 부자감동 캠프 (미래교육지원청 지원 프로그램)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의 프로그램에서 보이듯이, 마을공동체는 문화예술교육이 꽃피기 위한 뿌리나 줄기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본래 인간은 마을이나 부족에 뿌리를 두고 수만 년을 살아온 존재이기에 ‘공동체’는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개념인 한편, 생소한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수는 아니지만 새로운 공동체의 꿈을 그리는 사람들은 계속 나타나고 있다. 왜일까? 그것은 우리 삶의 잃어버린 원형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것은 아닐까? 우리는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해 ‘강화도’라는 지역적인 조건을 잘 살리고, 문화, 예술, 교육이 그 땅을 기반으로 생생하게 어우러지고 꽃피는 마을을 만들어가려 한다. ‘문화예술교육’은 특별한 것이 아니고 마을의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