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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택시립도서관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평화로운 나를 만나다>
  • 이은정, 이성휘 _PaTiI, 한배곳과정
  • 2014.06.23

지지봄봄 10호 _ 현장 스케치

평택시립도서관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평화로운 나를 만나다>

 

 

 

글: 이은정(PaTI, 한배곳과정)

영상: 이성휘(PaTI, 한배곳과정)

 

 

 

나는 2014년 3월 파주 타이포그라피학교(Paju Typography Institute) PaTI(http://www.pati.kr)에 입학했다. 파티는 파주에 있는 작은 학교로 비인가에 학위도 없다. 세상을 더 낫게 바꾸고자 하는 이들이 뜻을 모아 세운 협동조합 학교이다. 나는 그곳의 한배곳(대학과정) 1학년이다. 지지봄봄을 통해서 파티 배우미(학생)들이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글이나 그림, 사진 다양한 매체로 표현할 기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무척 관심이 갔다. 파티 밖에서 다양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만나고, 현장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게 되면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나에게,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2014년 5월 24일. 11시 30분에 영등포역에서 OO은대학의 소장이신 강원재 선생님을 만났다. 점심을 먹으며 지지봄봄에 대하여 궁금했던 것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봤다. 12시 43분 평택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40분정도 후에 우리는 평택에 도착했다. 10분정도 걸어가니 큰 운동장이 있는 초등학교 너머로 평택시립도서관이 보였다. 도서관 2층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평화로운 나를 만나다> 라고 플랜카드가 크게 걸려있었다. 일찍 온 중학교 1학년 친구들이 여기저기 앉아있었다. 2시가 되자 수업이 시작되고 무표정으로 앉아있던 아이들은 하나 둘 씩 선생님을 쳐다봤다. 수업은 아이들이 씨앗카드와 감정카드를 고르는 것으로 시작했다. 감정카드의 색깔별로 모둠을 이루어 앉은 아이들은 각자 자신을 설명하는 네임텐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주에 했던 자신에 관한 마인트 맵을 다듬고 모둠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네임텐드에 쓰인 자신의 이름, 자기가 좋아하는 것, 집중했던 것, 다른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들을 한명씩 돌아가며 발표하고 대답했다. 그 다음엔 그것들을 추려 A4용지에 자신을 소개하는 글을 썼다. 떠들고, 하기 싫어하고, 발표를 쑥스러워 하던 아이들은 집중했다. 그리고 열심히 썼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쓴 글을 하나씩 읽으며 충분히 칭찬해 주었고 만족스런 얼굴의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평택 시립도서관에서 진행되는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평화로운 나를 만나다>는 초등, 중등, 고등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평화감수성을 기르고 독서치료의 결과물로 책을 출판하는 수업이다. 평택은 대추리, 3개 시군 통합 등 개발지역 문제와 더불어 쌍용자동차 문제가 있어 지역적 갈등이 많은 곳이라고 한다. 그런 갈등은 알게 모르게 평택시민들 속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과연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이 수업은 기획되었다 한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문제해결을 위한 일회성 수업보다는 평화감수성을 길러줄 장기적 수업이 필요했다. 그래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사업에 지원하게 되었고 수업은 일 년 동안 진행된다.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글쓰기 외에도 몸짓표현을 통하여 평화와 폭력이 무엇인지 느껴보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의 특별한 점은 수업의 결과물로 아이들이 직접 쓴 글로 엮은 책을 출판한다는 것이다. 허술하게 짜집기 하는 책이 아니라 제대로 된 책이 출판될 계획이라고 하는데 이를 위해 아이들은 고창의 책 마을로 2박3일간 캠프를 떠나기도 한다. 평화감수성이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아이들이 평화에 대해 고민하고 알아가며 쓴 글들이 차곡차곡 모여 오래도록 간직 할 수 있는 책으로 탄생되는 것이다. 

 

수업 참관 후 우리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신 송은희, 유현미 선생님과 독서치료를 진행하시는 조원정 선생님을 인터뷰 했다. 선생님들과의 만남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다들 엄청난 열정과 애정으로 이 수업을 기획, 진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선생님들의 공통된 바람은 아이들이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기대한다는 것이었다. 선생님은 수업을 통하여 아이들이 평화롭지 못한 나를 스스로 알아차리고 그 상태를 승화 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하셨다. 어려움에 대해 물었더니 방금 수업을 마친 중등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요즘 아이들이 스트레스가 무척 많다는 것이었다. 공부도 해야 하고, 학원도 가야하고 할 것이 너무너무 많다고 했다.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 슬퍼할 겨를이 없을 정도라고 하셨다. 어른들 세대는 자유가 어쩔 수 없이 주어졌는데 요즘은 혜택을 받는 만큼 자유를 빼앗긴다. 지금의 아이들은 자유를 쟁취해야만 하는 세대라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두 시간 정도 진행된 인터뷰를 마치고 우리는 도서관 밖으로 나왔다. 낡은 담벼락에 가까이 서서 자라는 엉킨 향나무들이 보였다. 그 옆엔 등나무와 옹기종기 피어있는 팬지가, 그 뒤로는 유치원 아이들이 꺄르르 웃으며 놀고 있었다. 문득 선생님들과 도서관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도서관 앞에서 찰칵, 등나무 밑에서 찰칵.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고 다시 평택역으로 향했다. 떠나며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평화로운 나를 만나다>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어떻게 변할지 기대되고 궁금했다. 책이 나온다면 꼭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평화라는 큰 호수의 물을 조금 담아 집으로 가지고 돌아가는 것 같았다. 

 

 

 

 

 

 

 

경기문화예술교육 웹진 지지봄봄 http://www.gbo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