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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주 타이포그라피 학교 ‘파티Pa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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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10

 

파주에 있는 타이포그라피 학교 파티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학교’라는 이름으로 교육을 하는 다른 학교의 그 것과는 조금 다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흔한 총장 인사말과 프로필, 어딘가 글로벌하고 전우주적인 건학정신과 이념이 아니라, 조금은 생소하지만 과장하지 않고 간략하게, 또 직관적으로 와닿는 언어들로 학교에 대해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파티가 생각하는 학교

 

 

1. 서당같은 디자인학교

 

   ‘파티’는 서당 같은 지역의 작은 학교를 지향합니다. 큰 디자이너 세종 이도의 멋지음 얼뜻을 섬기며, 타이포그라피의 교육을 바탕으로 삼습니다.

 

2. 새로운 디자인 문화를 애짓는 국제적 네트워크 배곳

 

  ‘파티’는 한국과 동아시아 정신과 문화를 얼의 뼈대로 삼아 새로운 디자인 문화를 애짓는 국제적인 네트워크 학교입니다.

 

3. 거룩한 큰 배움터

 

  세상을 더 낫게 바꾸고자 하는 이들이 뜻을 모아 세우는 사회적 협동조합 학교입니다.

 

4. 한배곳(대학)과 더배곳(대학원)과정

 

  서로 경쟁하지 않으며 넓게 배우는 '4 해' 과정의 한배곳(대학)과 실무 프로젝트를 통해 배우는 '2 해' 과정의 높은 더배곳(대학원)이 있습니다


5. 배우미와 스승이 함께 멋지어 가는 학교

 

  파티는 권력화에 힘쓰지 않습니다. 배우미와 스승이 함께 멋지어가는,  참 배움을 바탕으로 하는 자율적 공생을 지향하는 배곳입니다.


6. ‘0’에서 ‘0’으로

 

  ‘파티’는 학교 이름으로 재산을 가지지 않습니다. 등록금과 기부금은 모두 학교 운영에 쓰입니다. 배우미가 사용할 책상과 의자 등 ‘파티’의 기구와 기기는 새로 만들거나 중고를 사용합니다.


7. 생각하는 손

 

  ‘파티’는 실기를 중요시합니다. 손에서 비롯되는 창의를 존중합니다. 손-가슴-머리의 어울림 속에서 일을 통해 창의를 실천합니다.

 

 

그 중 파티가 생각하는 학교에 대한 소개로 이번 현장인터뷰의 글을 시작하려 합니다.

 

파티를 방문한 날은 한배곳 과정을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 막바지 연극 공연 준비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파주 출판단지 내에 위치한 학교 건물로 들어가니 길에서 주워온 듯한 각종 가구와 소품들이 가득했고, 그 사이에 학생들의 수업이 한창 진행중이었습니다. 자기가 만든 책상과 의자 사이에서, 넓은 테이블에서, 베란다에서 자기가 맡은 역할의 동물가면을 만들고 있는 학생들의 몰입된 모습을 만날수 있었습니다. 

 

파티는 디자이너 안상수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설립된 사회적 협동조합 학교입니다. 대학과 대학원 과정의 디자인 중심의 대안학교로 파티에서 추구하는 교육철학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뜻을 모아 지난 2월부터 문을 열었습니다. 

 

일반적인 학교라면 아마 교감선생님과 조교라고 불리울 최준석 기둥스승과 박하얀 배곳기둥을 만나 파티에 대해 나눠보았습니다.

 

 

 


PaTI의 교육과정

 

한배곳(4년)과정과 더배곳(2년)과정이 있습니다. 일반 대학으로 비유하면 대학원 과정인 더배곳 과정은 디자인 과정을 졸업한 사람이거나 전공자가 아니라도 디자인 실무과정의 경험이 있는 경우에 선발한다고 합니다. 파티에서는 서류 심의 과정 후 2박3일의 워크숍과정을 지켜보며 함께할 학생을 선발합니다. 올해 워크숍에서는 ‘생각하는 손’이라는 주제로 소리, 느낌, 촉감 등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을 동원해 세상을 파악해보는 과정을 진행했고, 내년에는 또 다른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교육과정은 프로젝트형 수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집중도가 굉장히 높다고 합니다. 이론적인 접근 보다는 실기 위주로 풀어가는 식으로 수업의 방식, 형태 등 모든 것이 교육의 질을 최대로 하겠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학점과 시수도 타 대학과 준하게 맞춰서 진행하지만 A,B,C,D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과목에 대한 개별 스승에 대한 평가(의견)로 성적을 대신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에게 필요한것과 부족한 점을 파악할 수 있는 실질적인 평가가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학기의 끝무렵 즈음에는 강당에서 학생과 스승이 모여 자기의 작업을 내어놓고 평가회를 열어 평가 자체도 배움의 시간이 될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한배곳 과정에서 1,2학년은 기초과정으로 디자인 영역에서 머물지 않고 여러가지 감각을 깨울수 있는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3학년부터 전공 심과과정에 들어가게 됩니다. 더배곳 과정은 한배곳 학부과정과 완전히 다른데, 훨씬 개인적이고 자기 안에 집중하려는 학생들의 욕구에 맞추어 자기 공부를 깊이 할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또한 파티에서 만들어가려는 “일하는 학교”에 맞게 학교에서 프로젝트를 받아서 더배곳 학생들과 프로젝트 디렉터 역할을 하는 스승이 함께 진행하여 일하며 더 큰 배움의 기회를 접할 수 있도록 합니다.

 

파티에서 ‘여행’도 굉장히 중요한 수업 중의 하나로, 입학하자마자 지리산과 유럽 등으로 여행을 떠난다고 합니다. 디자인 관련된 곳으로 루트를 짜고 그곳의 학교와 연계하여 워크숍과 세미나를 진행하거나 스튜디오를 방문합니다. 다녀와서 이런 내용들을 정리하여 책으로 출판합니다.

 

 

 

 

PaTI의 스승

 

파티의 스승들은 대부분 큰 대학에서 하는 디자인 교육에 대한 한계를 공감하는 사람들이 생각을 모아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날 만났던 최준석 선생님도 10년 정도 대학에서 계시다가 권위적이고 학생 개개인의 삶에 관심이 없는 교수직에 회의를 느낄 무렵 파티에서 제안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PATI는 좋은 스승과 함께해야 좋은 교육이 이루어질수 있다는 믿음으로 국내외에 뜻을 함께 하는 스승들을 지속적으로 만나고 발굴하고 있다고 합니다.

 

 

 

 

 

PaTI의 캠퍼스 

 

파티가 위치한 파주 출판도시는 외부에서 유입된 인력으로 구성된 기획도시입니다. 그래서 파티에서 주로 수업이 이루어지는 공간은 있었지만, 캠퍼스를 거기에 한정짓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 필요한 공간들이 파주 출판도시 단지 안에 이미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도서관, 인쇄소, 영화관 등의 공간을 학교와 공유하고 있고, 출판단지 내에 공간을 발굴하고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반대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파티가 도와주기도 하며 실질적으로 사람이 사는 동네는 아니지만, 다른 형태의 마을 기능을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마을이라고 이야기 하기엔 다소 어려운 점이 있지만 추후에는 파티가 마을학교로도 의미가 있을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계셨습니다. 

 

파주 출판단지 뿐만이 아니라, ‘네트워크학교’에서 인문학과 일러스트 등 학교안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특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대학로의 승효상 건축학교나 파주의 영화학교, 홍대앞의 땡스북스, 다중지성의 정원 등의 국내 네트워크 학교 뿐만 아니라, 스위스 바젤디자인학교, 베이징의 중앙미술학원 등 해외의 디자인학교가 파티와 손을 잡고 있습니다.

 

 

 

 

PaTI가 졸업생들에게 기대하는 것 

 

파티가 졸업생들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냐는 질문에서 파티에서 하고자 하는 교육을 한번에 이해할 수 있었는데요, 파티에서는 이 곳을 거쳐간 청년들이 자기다운 삶을 자기 주체적으로 살아갈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학교의 대표 스승인 안상수선생님은 “파티를 졸업했다고 해서 꼭 디자이너의 삶을 살 필요는 없다”고 하시며 다른 길을 택하더라도 자기가 디자인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갈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단순히 상업적 영역의 디자인을 넘어서, 자기의 삶을 디자인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진 개인들을 성장시키고자 하는 것은 대부분 행해지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의 목적과 다르지 않을것 같습니다. ‘디자인’을 해석하는 개념과 영역이 넓어지고 깊어질 수록 문화예술교육의 영역과 그 방법도 더욱 다양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현장인터뷰였습니다.

 

파티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들은 방문해보세요.
http://www.pati.kr

 

 

 

 

 

 

경기문화예술교육 웹진 지지봄봄 http://www.gbo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