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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지봄봄포럼 2부 _ 주제발표 생명환경 생명의 감각이 깨어나는 마을(박희선)
  • 박희선 _동탄 후마니타스 칼리지 기획자
  • 2015.02.09

 

 

박희선: 저는 기획자의 입장에서 식초 인문학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 5가지를 중심으로 말씀드리려 합니다. 저희 단체는 성인대상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같이 공부하는 단체여서 성인대상 문학, 역사, 철학 프로그램, 특히 미술사 공부를 많이 해서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은 아카데미였는데요. 깊고 심심한 동네 읽기라는 2014년 지역특성화의 주제를 놓고 기획하면서 문제의식을 느낀 것이 땅과 분리된 삶, 생명의 감각을 잃어버린 도시, 그렇다면 대안으로서 깊은 삶에 빠지려면 느린 삶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시간의 경과로 아름다움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또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의 소재인 꽃과 식초를 공동 작업하고 거기에 저희들이 그동안 해왔던 인문학 프로그램을 접목시키는 내용으로 생각했고요. 특히 제가 생각한 것은 교육장에서 벗어나 집밖으로 나가 교육하고 싶은 콘셉트로 아이들에게 땅을 파고 식물을 관찰하게 하고 싶었고 어른들은 식초를 만들어 나눠 먹는 콘셉트로 식초 인문학이 기획되고 만들어졌습니다.

 

보시다시피 저의 관심사가 자연과 접목된 인문학. 삶의 실천적인 대안으로서의 인문학으로 풀고 싶었기 때문에 2012년부터는 풍경과 인문학이라는 인문학 강좌를 열기도 하고 주민들과 함께 지역 공간으로 들어가서 자연을 소재로 한 설치미술 작품도 어설프게나마 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 다음 해에는 문화공작 오산에 테라스, 드디어 밖으로 좀 더 나갔죠. 야외로 나가서 흙놀이를 통해서 아이들을 만나기 시작했어요. 화성시 평생학습 박람회를 참가하면서 가족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흙놀이를 진행했었죠.

 

이런 것이 모여서 올해 식초인문학이 탄생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주민들과 함께 꽃밭을 일단 일궜고요 그 과정에서 제가 기획자이기도 하고 참여자이기도 하니까 제가 하고 싶은 걸 프로그램으로 녹여서 만들어냈기 때문에 그런 점에 있어서는 저는 재미있게 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것이 첫 번째로 느낀 점이었고요. 

 

그 다음에 꽃밭을 일궜고 성공이나 실패에 대한 내용은 차치하고 식초를 전문 강사를 모셔 3회체 걸쳐 식초를 만들었는데, 식초는 발효와 숙성의 기간이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걸려야 먹을 수 있는 음식물이기 때문에 먹고 나누려고 했으나 바로 이용할 수 없었어요. 막걸리는 3주면 익혀 먹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막걸리를 빚어야겠다는 생각을 제가 현장에서 캐치했죠. 식초 수강생들이 막걸리 담아본 경험도 있어서 ‘우리가 우리에게’라는 워크숍 형식으로 수강자에게 오히려 우리가 배우자 하는 콘셉트로 잔치를 준비하기 전에 술을 빚었던 축제에 작은 형식이 된 거죠. 

 

3주 후에 막걸리를 걸러서 자연과 예술이라는 인문학 강좌를 먹으면서 아주 너무나도 강의 하시는 분도 수강하시는 분도 화기애애하게 재미있게 진행했던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고요.  특히 ‘우리가 우리에게’라는 워크숍 형식으로, 말하자면 주민 주도 프로그램으로 주민 스스로가 오히려 가르칠 수 있는 주도적 참여를 이끌어 내 잘 풀릴 수 있었던 것 같고요. 그 다음에 보통 활동하고 뒤풀이로 음식을 먹으러 가잖아요. 뒤풀이가 더 즐거울 수도 있고요. 가장 즐거운 소재이기도 한 먹을거리를 교육 활동의 소재로 삼았던 것이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끌었던 거 같아요. 이 두 가지를 느꼈고요.

 

그 다음 막걸리를 빚고 익는 동안, 발효에 관한 포럼을 열었어요. 저희들끼리 발효 효소에 대한 관심이 원래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발효가 건강과도 연결되지만 자연, 텃밭, 가드닝과 관계되는 생태 환경과 관련되는 주제이기 때문이에요. 이분들이 직접 만드신 효소들을 가져오셨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자기의 실상에서 겪었던 이야기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누구보고 이야기하라고 할 것 없이 화기애애하게 이야기가 잘 나왔고요. 그 중 한 분이 막걸리를 가져오기까지 하셔서 교육장에서 먹기는 좀 그래서, 동탄 끝에 전원주택이 있는 참여자 집에 즉흥적으론 16명의 수강자들이 전원 이동을 했어요. 

 

그 분집 마루에 둘러앉아서 급하게 만들어온 안주로 막걸리를 마시는 이 지점. 이 지점이 사람들에게 아까 고영직 선생이 말씀하신 각자 갖고 있는 담장들이 약간은 좀 옅어지는, 간격이 가까워지는 친한 계기가 되어서 이 지점이 좋았던 지점이었고 의미 있는 지점이었어요. 

 

이때부터기 제가 지역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시기고, 이 기회로 동네 읽기와 있기의 출발이었죠. 제가 상상하고 기획했던 두 개의 교육장은 제가 만들어 놓은 교육장이었는데요. 현장에서 읽기와 있기가 발동되기 시작한 것은 지역 공간으로 들어갔을 때부터더라고요. 그래서 아까 마루가 있던 그 집 텃밭과 창고를 다 이용해서 공동부엌도 하고 김장도 같이 하는 활동을 끌어낼 수 있었고요. 그러다 보니 활동가의 집에서 아기부터 유아, 십대, 이십 대, 삼십 대, 오십 대, 육십 대까지 모였어요. 활동을 하고 있는 분이 아기를 낳게 되었는데 이 분 남편이 집에서 수학 학원 비슷하게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아이들 중간고사 끝나고 피자를 주면서 쉴 시간을 주는데, 스탠실로 우드박스를 예쁘게 꾸미는 프로그램을 여러 세대가 모여서 같이 작업을 하는 힐링 가드닝 작업을 했어요. 

 

동네 집에서 치르고 꽃밭을 같이 일구면서 알게 된 시민 정원사 같은 경우에는 은퇴하신 교장 선생님이라 그 분의 꽃밭 하우스에서 훈화말씀도 들어야 했지요. 동네 카페에서 인문학 강좌를 식사하면서 듣는 동네 이곳저곳을 교육공간으로 활용하는 동네 읽기와 동네 싸돌아다니면서 동네를 읽는 공간을 읽고 사람을 읽으니까 다 접속이 되어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공간으로 확장이 됐습니다. 

 

그래서 좀 전에 카페에서 먹거리정의라고 슬로우 푸드 사무총장이 푸드저스티스라는 음식 인문학을 강의했는데요. 그때 참여한 화성 농장의 농부께서 참여하셨기 때문에요. 우프(Wwoof)라는 것을 잠깐 설명을 드리면 유기농업을 하는 농장이 가입이 된 우프라는 네트워크에서 신청을 하면 세계 각지의 누구나 농장에서 4시간의 노력 봉사를 해 주고 숙식을 해결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우리나라에도 200개의 우프농장이 등록되어 있다고 하는데 화성의 저 금경연 농부도 우프농장을 운영하시는데요. 홍콩인들이 올해 8번에 걸쳐 5박 6일씩 참여를 했습니다. 홍콩은 전형적인 도시국가라 손바닥만 한 농장도 없기 때문에 비행기 타고 우리나라로 와서 농사 체험을 하는 현장이었는데요. 홍콩인들이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항상 장을 봐서 음식을 해서 농부님께 고마움을 표시하는 축제를 벌이는 홍콩인의 밤에 저희도 초청이 되어 유기농장을 둘러보고 홍콩인들이 만들어준 음식을 같이 먹었습니다. 저기 서 있는 분들이 홍콩인들이세요. 지금 첨밀밀을 부르는 장면입니다.

 

그래서 제가 강의에 참여하신 분이나 제가 참여자분과 함께 싸돌아다녔던 공간들을 이어봤더니 결국은 텃밭과 공간을 했던 저 공간에서부터 연결되어서 재밌는 일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제가 식초 교실 이후부터 교육 현장과 수강자들 서로의 관계 속에서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진행해 나갔는데요. 그러면서 유연한 프로그램 진행과 기획이 지역 특성화의 긴 호흡의 프로그램에서는 필요한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고요. 

 

여러 지점으로 연결되고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지다 보니 아직도 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희 프로그램이 생명의 감각을 깨우는 마을이라고 이야기해 주셨지만, 아마도 당장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고 긴 호흡을 식초가 익어가듯이 이어가면 주민과 함께 하며 만들어지는 상상의 마을이 실제가 될 수 있는 과정을 함께 해 나가려고 합니다. 마치겠습니다.

 

강원재(사회자): 고맙습니다. 저는 문화기획을 오래 했는데요. 박희선 선생님은 제가 이후에 도달하고 싶은 기획의 영역으로 일찍 가 계신 것 같아요. 즉흥기획 그리고 우연이 만들어낸 그 순간의 기획들 그리고 그것을 기다리면서 넘어가는 기획. 저는 세팅해 놓고 그대로 안 되면 화가 나는 그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데요. 선생님을 보면서 생명에너지가 기획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느꼈는데요. 여러분도 느끼셨는지 모르겠어요. 잠깐 쉬고 토론을 이어가실 분들은 남아서 이어주시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