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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지봄봄포럼 2부 주제발표 민주주의 _ 시민이 되는 시인이 자라는 학교
  • 김경옥 _공간민들레 대표
  • 2015.02.09

 

김경옥: 저는 발제라기 보다 우리에게 주어질 토론시간의 마중물을 던져보면 되겠다 생각 했습니다. 제게 주어진 시간이 짧지 않다는 것도 기쁜 일이고요. 같이 생각해 보면 좋겠다 싶은 것을 간단히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김경옥(공간민들레 대표)

 

최근에 제가 접한 뉴스가 있어요. 여러 뉴스 중에서도 두 가지를 특별히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한 가지가 뭐냐면, 혹시 이 뉴스 보셨어요? ‘꺼져라. 무슬림 낙서에 대처하는 캐나다 시민의 자세'입니다. 며칠 안 되었는데요. 11월 20일 경에 캐나다에서도 이슬람 과격파에 의한 것으로 짐작되는 테러가 있었어요. 캐나다의 국회의사당에 총 겨눔이 있었죠. 캐나다 사람들이 무슬림 벽에다가 꺼지라고 낙서를 한 거에요. "무슬림 go home"이라고 한 거에요. 

 

이건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죠. 세계 어디서나 나타나는 반응이니까요. 그런데 여기에 대해 캐나다 그 마을의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을 했냐하면요. 바실 이라는 청년이 페이스북에서 이 소식을 전했는데요. 저게 무슬림 사원이에요. 저기에 ‘꺼져' 적은 거죠. 그랬더니 마을 사람들이 저렇게 사람들이 모여들었어요. 그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어서는 ’너희는 갈 필요 없다. 여기가 너희의 집이니까’라는 메모를 부치면서 낙서를 없애고 그 위에 다시 페인트칠을 그 위에 한 거예요. 이런 사건이 캐나다에 있었죠. 

 

최근에 또 한 가지는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일인데 여러분들도 접했을 줄 아는데요. 한 아파트에 장애인 전용주차장이 있었어요. 장애인 주차장에는 특별히 장애인 표시가 되어 있죠. 그 주차장에 주차하기 힘드니까 장애인이 차가 아닌 차가 주차한 거예요. 경비하시는 분이 ‘장애인 차량이 아니면 비워놔야 한다. 차를 빼라'하니 ‘차 댈 곳도 없고, 차도 없는데 왜 내가 대면 안 되느냐?’ 한 거고 ‘규칙이다'라고 하니까 화가 났어요. 비어 있는데 왜 차를 못 대냐? 그게 그 분의 분노의 이유였고, 곰곰이 생각을 했나 봐요. 

 

‘장애인 차량이 차가 있건 없건, 거기가 비어 있는 것은 아파트 전체에서 볼 때 생산적이지 못하다. 장애인이 아닌 사람의 이중의 부담이다. 왜냐하면 안전한 곳에 차를 댈 수도 없고 아파트 안에는 차댈 곳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불행한 일을 용납할 수 없다. 불편하게 하는 사람에게는 돈을 더 내야 한다'가 이 분의 결론이었어요. 

 

이 생각을 정리를 해서 제안서를 써서 관리실에 이야기를 하고 엘리베이터에 부친 거예요. 제안문의 내용은 당신의 사유의 과정을 쓰고 장애인들에게 관리비를 더 부과해야 한다. 이걸 민주적으로 결정하자고 붙인 거예요. 이 분이 쓴 말이 ’민주적으로 결정하자‘ 에요. 민주적이라는 것을 이분은 다수결로 생각한 것 같아요. 아파트에 사는 분은 비장애인이 많을 테고 다수결로 간다면 투표를 한다면 당연히 장애인주차장에  부과하는 관리비를 더 내게 하는 결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거죠. 해프닝으로 끝난 일이긴 하지만 이 일은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거예요. 

 

2014년 11월경에 일어난 일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어째서 이렇게 달라졌을까? 물론 캐나다인이 다 그렇지 않고, 대한민국이 다 그렇지 않지만, 사회마다 일종의 정서와 문화가 있는데 이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다 보면 정서, 심리적 움직임이 그런 식으로 흘러가게 되는 거죠. 캐나다의 아이들은 소식, 뉴스를 들으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깊게 생각 안 해도 저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라는 걸 당연히 자기 몸, 마음에 새길 것 같아요. 

 

또 대한민국의 아이들도 당연히 새길 것 같아요. 내 것 잘 챙겨야 하겠구나. 계속 주어지는 자극이나 가르치지 않지만 아이들이 배우고 있는 것은 두 사회가 다르지 아닐까 생각하게 된 거고요. 그게 축적된 결과 캐나다와 대한민국이 다르다는 게 좀 제가 든 생각인데요. 그랬을 때 그렇다면 ‘교육', 지금의 아이들이 2030년, 2040년을 살아갈 사람일 텐데 이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자극은 무엇인가? 이 아이들은 15년, 16년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어떤 문화를 먹으면서 어떤 것을 심어가면서 자랄지 생각하면 끔찍하잖아요. 여전히 더 흉흉할 것이고, 더 자기중심적, 자기만 챙기는 이기적으로 자극들이 무수히 널려 있으니 그런 부분에서 이렇게 망연자실해진다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걸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김정헌 선생님 발표하실 때 제천 마을 네트워크 이야기 하시면서 실패했다 하셨지만 즐거웠고 씨앗을 뿌렸을 것이라고 하셨는데요. 그게 좋았거든요. 우리가 발신하는 뉴스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새로운 자극을 생산해 내는, 가르치지 보다는 가르치는 곁에서 교사, 부모, 이웃이든 계속 새로운 뉴스와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는 존재방식, 활동방식을 지속해서 고민하고 그게 설혹 실패하더라도 그 영향력이 크게 미치지 않더라도 발신하는 일을 끊지 않고 하는 것, 이어서 나가는 것이 이것만이 유일하게 아이들의 2030년, 2040년을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걸 더 즐겁게 하려면 역시 문화 예술적인 요소가 들어가면 즐거워지지 않을까. 당연하지만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어떤 발신을 하고 계시는지 나는 ‘이런 자극을 아이들에게 주고 있다’ 이야기 나누면 좋겠고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일하는 민들레를 소개하면서요. 공 동체 같은 작은 교육공간인데요. '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린다.'를 모토로 삼는데요. 이런 인간으로 살고 싶다고 하면서 아이들과 지내고 있는데요. 민들레 같은 경우는 수업이 따로 있기도 해요. 글씨를 배운다든지 수의 개념을 배우는 주로 중, 고등학교의 연령의 아이가 오는데요.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건은 ‘일상의 틈새에 우리 어른들이 존재할 수 있을까, 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린다는 우리는 아이들과 어떻게 만나고, 가끔 민들레에 오는 집배원 아저씨와 어떻게 만날까?’에 대한 것이에요. 아이들이 부지불식간에 관찰하게 될 우리의 모습이 어때야 하나? 를 회의주제로 하면서 일상에서 정해진 교육 체제가 아닌, 틈에서 어떤 자극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런 노력이 바라건대, 가르치지 않았지만, 감동도 주고, 스며들기도 하고, 그래서 자극이 되기도 하고, 그 다음 날 어른들뿐 아니라 아이들도 집배원 아저씨에게 인사하고, 택배 아저씨의 짐을 들어 준다든지 하는 기대를 하면서 공간을 꾸리고 있어요. 그런 작은 움직임이 있다는 걸 전하면서 여러분들의 작은 발신, 아이들에게 주고 반응, 당신들이 하는 실천이 무엇인지 들려주면 고맙겠습니다. 이상으로 마치겠습니다. 

강원재 : 민주주의 하면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플라톤이 철인정치를 이야기했는데요. 그걸 우리는 부정적으로 생각하긴 하지만요. 플라톤의 전제는 성숙하지 않는 시민들의 민주적 투표는 부득이하게 전제정치와 독재를 낳는다고 이야기하면서 철인정치를 주장했었죠. 민주주의라는 건 그걸 지키려고 하는 시민 의식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지켜내지 어렵다는 생각이 요즘 많이 떠올라요. 

 

이오덕 선생님도 민주주의는 불편하고 어려운 것, 소란스러운 것이다고 했죠. 하지만 그것을 우리는 교육 현장 안에서 차근차근 실현해 가면서 그 감각을 아이들 스스로 할 수 있을 때까지 지켜주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말씀하셨던 것도 기억이 납니다. 

 

발제는 없지만 두 가지 원고가 더 있는데요. 하자 작업장 학교의 히옥스라는 교장이 쓴 ‘아픈 눈을 뜬 채로’라는 글과 그 뒤에는 지지봄봄 칼럼에도 실렸던 글인데 개인적으로 올 해 만났던 가장 좋은 글 ‘시인과 시민으로 살기 위하여’라는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의 채효정 강사께서 쓰신 글인데요. 이 두 가지는 여러분과 올해가 가기 전에 꼭 나누면 좋겠다 싶어서 넣은 거니까 발제가 없더라도 꼭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발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다음 발제는 ‘생명의 감각이 깨어나는 마을’이라는 주제로 고영직 선생이 발제 해 주시겠습니다. 고영직 선생은 시 6편을 가지고 발제하시겠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 발제일지 저도 궁금합니다. 워낙 엉뚱하셔서요. 고영직 선생님 소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