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봄
- 지지봄봄포럼 2부 주제발표 "자유" _ 아이들이 생동하는 수업
- 강원재 _OO은 대학 연구소 제 1소장
- 2015.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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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재(사회자) : 2부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오늘 사회도 보고 발제도 해야 해서 바쁜데요. 사회자로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오늘 발제자 분들은 10분 안에 마쳐 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10분 안에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강원재(00은 대학 연구소 제 1소장)
○ 수업1. 익산 길청소년활동연구소와 온새미로창의체험지원센터의 <우리동네탐사단>
강원재 : 저는 아이들이 생동하는 수업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크게는 원고를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여러 지역 현장들을 다니면서 인상적으로 남았던, 아이들이 생동하는 3개의 수업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첫 번째 수업입니다. 익산에 있는 길청소년활동연구소라는 곳입니다. 길청소년활동연구소에서 작년부터 하는 우리 동네탐사단이라는 프로젝트입니다. 그 지역 초등, 중학교가 연계되어서 초, 중학생들이 자기 학교 주위를 돌면서 학교 주위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곳, 가령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데 자주 넘어지는 곳, 후미지고 어둠침침해서 돈을 뜯기는 곳을 탐방해 기록지를 남깁니다.
기록지를 정리해서 시청 게시판이나 공문으로, 아니면 어디 발표회장 PPT로 만들어서 발표하는 것이지요. 정합적인 반응을 받아내게 됩니다. ‘고쳐주세요.'라고 하는 것은 자기 학교 주변의 문제점을 고쳐달라고 PPT를 하는 것입니다. 시의원도 오고요. 오른쪽이 시장입니다. 시장이 아이들과 같이 문제 제기했던 곳을 같이 찾아가는 것입니다. 거기서 아이들이 문제라고 제기했던 곳을 같이 보면서 이야기하고 고쳐낼 때 이 아이들에게 있어서 이 학습이 얼마만큼 생생해지는가, 상상만 해도 생생해질 것 같잖아요. 문제를 발견하고 변화하는 과정까지 나아가면서 이 수업 안에서 동기화가 이루어지더라고요.
그리고 이 선생님들이 오리엔테이션 과정에서 수업 설계를 잘 했더라고요. 잘 되어 있는 게 뭐냐면 우리가 꿈꾸는 마을이라는 것에 대해서 계속 상상을 하게 해요. 우리 마을이 어땠으면 좋겠는지, 어떤 마을이 좋은 마을인지 해외 사례도 보고 각자 상상도 해 보고 상상한 후에 세상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자기 마을을 다시 돌아보는 거죠. 그랬을 때 생겨나는 거리를 기록으로 남겨두는 겁니다. 그러니까 벤치 같은 것, 어떻게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벤치가 있는데 사람들이 눕지 못하도록 중간에 이상하게 만들어 놓은 것들 있잖아요. 그런 것이 왜 형편없는 벤치인가에 대해서 실제 문제 제기를 하도록 설계들이 되어 있고요. 아이들은 그 사이에서 계속 토론을 하면서 어떤 제안을 할지 제안서를 만들어보고 그것에 대한 피드백도 받고요. 그렇게 작동되는 수업인데 굉장히 생생하고 생동감 있게 돌아가는 수업이어서 소개해 드립니다.
○ 수업2. 통합예술교육연구소 나르샤. <너의 끼가 보여>
두 번째 수업입니다. 울산에 있는 통합예술교육연구소 나르샤라고요. 이 팀은 먼저 선생님들끼리 즐거워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문화예술 쪽을 전공한 젊은 지역 친구가 모였어요. 또래들 친구들끼리 정말 재미있는 거예요. 오늘은 ‘아이들을 어떻게 만날까’ 같이 고민 하면서 일들을 하고 있으니까 지치지 않는 거예요. 보통 선생님 한 분이 한 클래스를 맡아서 운영하고 난 다음에 대화도 없이 다른 선생님들과의 대화도 없이 수업이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여기는 비슷한 또래들끼리 모여서 굉장히 즐겁게 만나면서 실패했던 것, 속상한 것을 이야기 하고 내일은 어떻게 해야지 이야기하면서 지치지 않고 그 에너지를 가지고 아이들을 만나고, 아이들도 그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겁니다. 일단 그것이 첫 번째입니다.
일단 여기도 수업 설계가 잘 되어 있는 게요. 제 고향이 울산인데요. 울산 시내, 중심가로 초등학생 중학생이 나가보는 게 어려워요. 왜냐하면 시내는 중심가인 만큼 위험하거든요. 울산이라는 지역은 좀 그래요. 가면 삥도 많이 뜯기는 곳이에요. 그런 시내를 이 친구들이 같이 나가서 한 달에 한 번씩, 거기서 아트프리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축제를 여는 거예요. 프로젝트로 설계해 놓은 수업이 영상, 사진, 공예, 공연 4가지가 돌아가는데요. 첫 번째 수업할 때는,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은 수업하다가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 받을 때 속상한데요. “선생님 이거 왜 해요?” 이런 질문 많이 받지 않아요? 이런 질문 받으면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이 프로젝트를 처음 하고 났더니 아이들 질문이 달라지는 것이죠. “이거 왜 해요”에서 “이거 어떻게 해요?”로 달라지는 거죠. 자기들이 직접 반응을 받아 봤잖아요. 만든 것에 대한 반응을 받아 본 거예요. 선생님의 이야기는 이제 정답이 아닌 거예요. 선생님이 정답이 되면 선생님은 끊임없이 질문을 받을 수밖에 없고 정답을 주려고 노력하는 마음이 힘들어지는데요. 그런데 아이들 스스로 정답을 받아버린 거예요, 현장에서. “여기는 좀 그러네” 혹은 “여긴 예쁘다.” 그리고 공연하면서 자신들이 부족한 걸 느낀다든지. 경험적으로 관계 안에서 정답을 받아버린 거죠.
선생님은 수업 안에서 참조점이 되는 거예요. 그리고 참조자로서 코멘트를 할 수 있는 거죠 부담 없이. 그래서 두 번, 세 번 나갔다 오는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제안하게 되는 거죠. 이 정도 단계적으로 나아가는 것들을 수업 안에서 했던 겁니다. 아이들이 “왜 해요?” 라고 질문할 때는 동기화가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선생님은 끊임없이 부담감을 느끼고요. 그런데 한 달에 한 번씩 직접적 경험을 만들면서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을 위해서 어떤 것들을 건드리고 있는 것을 알고 행위의 주인공이 되는 거죠. 거기에서 오는 생동감들이 느껴져서 참 좋았습니다.
○ 수업3. 양평교육희망네트워크 <다큐멘터리 영화학교 – 토닥토닥>
세 번째가 양평에 있는 교육희망 네트워크인데요. 양평이 교육혁신 혁신학교를 일찍 시작했어요. 경기도가 혁신학교 시작할 때, 거의 첫 번째로 양평이 혁신학교를 유치하면서 초등학교부터 시작한 거죠. 그때부터 부모들이 만났던 거예요. 그 부모들이 학교를 어떻게 바꿔나가고, 아이들을 어떻게 길러 나갈지에 대한 네트워크를 만들고 그 네트워크가 계속해서 지역의 교육네트워크로 작동한 겁니다. 아이들이 커서 중학생이 됐고, 중학교도 혁신학교로 갔고 그 그룹이 지역에서 계속 활동을 하는 거죠.
여기는 양평희망네트워크의 영상프로젝트였는데요. 초등에서 중학생까지 통합수업을 진행하고 있었어요. 통합수업에서 제가 방문했을 때는 영상제작발표회를 하고 있었어요. 영상을 어떻게 만들겠다. 제작노트를 만들고 발표하고 있었는데요. 게임에 대한 영상을 찍겠다고 만든 거예요. 게임을 하는 모습 통계자료 1분, 부모와의갈등 1분, 긍정적 영상 5분, 게임의부정적영상 1분. 그러니까 게임을 이렇게 다룬다고 생각할 때 부정적인 인식을 다루고 ‘잘 안 해야지’ 이렇게 생각하기 쉬운데 아니나 다를까 교육희망네트워크에서 참관한 부모들이 “게임을 하면 많이 하면 안 좋지 않느냐?” 라고 하는데 “그래서 우리는 긍정적인 영향을 보여주려 한다"며 자신들이 하려는 의도를 지지 않는 거예요.
부모들이 보통 다 열어준 척 하면서 이기잖아요. 우겨서라도 이기죠. 부모든 교사든 다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다 하라고 해놓고 결국은 이겨. 선생님 뜻대로 돌아가고, 부모님 뜻대로 돌아가고 ‘열리게 행동해라’ 해놓고 나중에 보면 부모님, 선생님 뜻대로 되어 있는데 괜찮으냐고요. 이 동네 부모네트워크는 ‘잘 질 줄 아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수업 안에서 교육의 과정은 협상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우리가 어떻게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인가 협상을 하는 것이고 이 안에서 지기도 하고 이기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져주기도 하는 거죠. 이러면서 아이들 스스로 내가 어떤 부분을 잘 주장하면 거기에 대해 어떤 뜻대로 할 수가 있다는 것들을 알게 되는 것, 그것이 자율이죠. 자유와 자율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자율은 학습이라는 것, 학습자가 주도한다는 말이죠. 자유는 교육이라는 것. 가르치는 이가 주도한다는 말이죠.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 학습을 주도해 갈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환경은 마을이 있을 때 가능해지는 듯 해요. 그래서 이 3가지 생동하는 수업 명장면으로 뽑았습니다.
발표는 여기까지 하고 토론회 때 질문 받고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