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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 메르코글리아노 초청강연회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는 사회, 아이들이 야생성을 어떻게 되살려줄까> _ 2부 크리스와의 대화(4)
  • 크리스 메르코글리아노 _작가
  • 2014.09.20

 

2. Floor 질문

 

[질문을 흥미롭게 듣고 있는 크리스]

 

강원재(사회) : 질문을 플로어로 돌려보겠습니다. 이어서 질문하실 분들은 질문을 해주십시오.

 

청중1 : 저는 무용 분야의 예술강사입니다. 저도 아이 세 명을 키우고 있는데요. 저도 놀이가 좋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인데. 초등학교 대안학교를 다녔는데 일반중학교를 갔을 때 힘들어 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알바니 프리스쿨 역시 그 이후 제도권 학교로 진입할 때 겪는 어려움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크리스 : 예, 문제네요. (청중 웃음) 근데 그 문제 중학생이면 너무 이르다는 거죠. 대안학교에서 그만큼의 자유를 가지고 놀다가 공립학교로 옮겨 가기에는 중학생이 너무 어린 나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희 학교 같은 경우에는 미국 학년제로 8학년까지 보내고요, 고등학생 나이가 되어서 공립고등학교로 진학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문제없이 적응합니다. 물론 굉장히 따분하고 지루해하죠. 따분함, 지루함은 난생 처음 겪어보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하지만 그 나이 정도가 되면 최소한 책걸상에 앉아서 교사가 하는 말을 들을 준비는 된 나이는 되었다는 거죠. 그런데 중학생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겁니다. 사춘기에 들어서서 질풍노도에 진입하고 있는, 모든 것이 변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덩치만 자랐지 아직은 아이인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안학교를 다니고 너무나도 자유롭게 놀기만 하다가 책걸상에 묶여 수업을 듣기엔 중학생은 너무 어린 나이라는 겁니다. 아직은 더 충분히 놀아야 하기 때문에 그런 아이에게 공립학교에 가서 적응하라는 것은 아이에게는 너무나도 큰 충격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공립고등학교에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잘 적응을 하지만 더 취약한 아이들. 유년기의 상처가 아물지 않아서 불안한 아이라면 고등학교 가서도 적응을 잘 못하고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알바니 프리스쿨에서는 그런 아이들이 그걸 치유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고등학교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큰 규모가 아니라, 맞춤형 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청중2 : 선생님 책에서 놀이에 대한 중요성을 굉장히 강조하셨는데요, 더불어 듣고 싶은 게 아이들이 혼자 보내는 시간 ‘고독’이라고 표현하셨는데요.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나 아이들이 노는 걸 못 보죠. 그럼 아이가 놀지도 않고 공부도 않고 뭔가 하지도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도 못 보잖아요. 아이들 삶에서 그런 여백, 한가한 시간 내지는 고독의 시간이 알바니 프리스쿨에서는 어떤 중요성으로 나타나는지 알고 싶습니다.

 

청중3 : 저는 서울 공립초등학교 교사이고, 전교조에서 활동합니다. 전교조에선 항상 나누는 이야기를 합니다. 교과서를 한 번도 안 펴고 공동체 놀이를 한다든지. 눈도 살아있고, 잘한다는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런 즐거운 가운데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공격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힘이 되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교사가 어떻게 내적 힘을 낼 수 있을지. 그래서 이런 고민 때문에 혁신학교를 세우거나 마을공동체를 하기도 하는데 그러나 보니 거기로 노조 선생님들이 몰려서 다른 공립학교에는 노조원들이 없어서 힘이 빠지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혁신학교를 세우는 게 별로 도움이 안 될 거라는 비판이 있는데, 거기에 대한 크리스 선생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크리스 : 먼저 첫 질문부터 말씀드리면 저희도 ‘고독의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아이들이 혼자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혼자 고독을 즐기든지, 어른 없이 아이들끼리 고독을 즐기든지 하는 시간을 충분히 두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교육 자체가 상호신뢰를 기본을 두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우리는 입학 순간부터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너희에게 상상도 못한 자유가 주어질 것이고, 그것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고요. 그것에 동의해야만 입학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자유를 책임과 함께 즐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입학을 하지 말라고 분명히 못을 박습니다. 

 

다음 질문에 대해서도 대답을 하자면요. 자연스럽게 두 번째 질문으로 이어지는 데요. 저희는 처음부터 부모와 아이에게 동의를 받습니다. 이러한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들어오지 말라고 합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우리가 사립학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교육철학에 대한 동의를 부모와 분명히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말한 그런 딜레마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공립학교에서는 학생들도 인질로 잡혀있고, 마찬가지로 교사도 포로인 것입니다. 그렇게 포로로 갇혀있는 그런 교도소 같은 곳에서 교도관이 제대로 될 수 없다면 탈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딱히 ‘이것이 해결책이다’라고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습니다. 그리고 혁신학교로 전교조 교사를 비롯해서 좋은 교사들이 탈옥을 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립학교의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히 그렇게 되는 게 아닌가 생각과 함께 딱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혁신학교로 지정이 되는 게 그 학교가 엘리트로 지정이 되는 게 아니라, 그것이 모범이 된다면 나머지 학교도 그것을 따라가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혁신학교의 선만 잇는 것은 제대로 된 혁신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혁신학교로 선정된 학교로 성공을 했는데도 그것을 다른 학교들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교사나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그 정책을 만들고 입안하는 지도자들의 문제입니다,

 

강원재(사회) : 제가 세월호 이후에 토요문화학교 수업을 참관하게 되었는데. 아이들이 놀고 있는 걸로 보였는데 아이들은 놀고 싶다고 하는 거예요. 그리고 세월호 아이들에 대해 물어봤더니 너무 슬플까봐 그 생각을 못한다는 거죠. 슬퍼할 여유도 없다는 거죠. 우리 스스로도 많이들 그러실 것 같아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지 책무들을 나눠가진 것 같아요. 그 책무들 놓치지 마시고 사시는 현장에서 정진해가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강연해주신 크리스, 통역해주신 조웅주 선생님께 박수 부탁드립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