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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 메르코글리아노 초청강연회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는 사회, 아이들이 야생성을 어떻게 되살려줄까> _ 2부 크리스와의 대화(3)
  • 크리스 메르코글리아노 _작가
  • 2014.09.20

 

 

잠들어버린 아이와 예술로 만나기

 

김경옥(민들레) : 크리스 우리가 답답한 것은 이미 그런 능력을 아이들이 다 거세당하고 나서 만났다는 겁니다. 그 거세당해서 우리가 만난 아이들을 어떻게 만날 것인가. 그런 것들이 알바니 프리스쿨에서는 어떻게 이뤄졌는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크리스 : 우선은 그 본능을 다 되살리기 위해서, 그것이 다 죽은 상태에서 아이들이 왔을 때 우리는 아이들을 하루 종일 놀게 합니다. 그러니까 진정한 놀이에 아이들이 몰입하게 한다는 거죠. 아이들이 어른의 감독 없이 자기들끼리 놀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7살 이상이 되면 어른의 동행 없이 자기들끼리 도심의 공원에 자기들끼리 가서 놀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알바니 프리스쿨이 도시에 있습니다. 이 도시를 벗어나서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많이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생태학습, 자연학습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아이들을 자연에 풀어놓습니다. 그리고 또 목공예를 아이들이 스스로 하고 만들 수 있도록 작업실을 따로 두고 있습니다. 스튜디오도 따로 있어서 찰흙으로 무엇을 만들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아이의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도록 그런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창의성이 배움에 핵심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타고난 혼에 상처를 받았다면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약은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술’로 저희가 치유를 하고 있습니다.

 

고영직 : 제가 책을 읽었을 때는 학생들이 자치모임이 갈등을 해결하는 중요한 것이었고, 명명되지 않은 자유로운 캠프, 또 하나는 의례가 있는데요. 메타포를 강조하는 교육이 중요하게 깔려 있는 거 같아요. <길들여진 아이들>에서도 직업기술학교를 예를 들고 있는데요, 그런 식의 교육이 아이들의 길들여진 본능을 창의적으로 이끌어낸 핵심이라고 생각하시는 거 같은데요. 메타포를 강조하는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것이 ‘교육’이 아니라 ‘놀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그 생각이 매우 흥미롭고, 그 생각을 더 여쭙고 싶습니다. 

 

 

 

크리스 :  제가 제일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알바니 프리스쿨은 그 자체로 하나의 공동체라는 것입니다. 공동체라는 단어가 요즘 너무 많이 남용되고 있지만요. 이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는 이 공동체의 일원이다. 그리고 나는 이 공동체가 돌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가장 어린 2살 아이부터 교사까지 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동체가 건강하게 유지되는 데에 모든 구성원이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 책임이다’라고 모두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의식을 모든 공동체 구성원이 갖게 된 것은 말로 주입시킨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깨달은 것입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 때문에 누군가 힘들어하면 그것을 모두 모여 이야기를 하며 해결해나가는 행위를 통해서 아이들이 그것을 깨달아나가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두 아이가 싸우거나 도난 사고가 발생을 한다거나 이런 문제가 발생을 하면, 그 문제를 발생시킨 아이들을 교장실로 보내 훈계하고 벌을 받는 게 아니라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전체회의를 엽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그 아이들이 왜 그랬는지 다 이야기를 하게 합니다. 그러면 그 안에서 진정한 화해가 가능해집니다. 

 

 

의식과 의례라는 것이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의식이 됩니다. 다 함께 모여서 기뻐하고 축하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알바니 프리스쿨에는 여러 가지 종교를 가진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그 종교의 기념일도 다 같이 기념을 하고 넘어갑니다. 예를 들어서 누군가의 할머니가 돌아가시거나 키우던 고양이가 죽어도 같이 애도하고 함께 추도를 합니다. 그리고 이 공동체를 계속 유지하는 데 있어서도 음식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매일 같이 학교에 모이면 아침과 점심을 꼭 같이 먹습니다. 그리고 메타포를 중시하는 교육에 대해서도 질문을 하셨는데요. 저희는 그렇게 메타포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의식하면서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이슈타인이 상상력이 사실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던 생각을 기반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상상력이 자극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놓도록 노력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초등학교 아이들과 작문 수업을 할 때도 문법을 가르치거나 단어장을 쓴다거나 그런 식의 교육을 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능력을 사용해서 시를 쓴다거나 소설을 쓴다거나 합니다. 그리고 오늘의 주제나 소재들을 던져주는 일을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절대로 그 아이가 만든 창작물에 대해서 평가를 하지 않습니다. 시험을 보지 않는 건 물론이고요, 아이가 만든 창작물에 대해 ‘좋다, 나쁘다’, 혹은 좋았다는 이야기도 하지 않습니다. 저는 굉장히 칭찬도 아껴서 합니다. 그것은 아이가 자기만을 위해서 한 것이기 때문에, 칭찬을 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창의력이 아니겠습니까? 오로지 나만을 위해서 하는 거지, 남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진정한 창의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글쓰기 실력이 늘면서 창작물이 세련되어질수록 조언을 할 수는 있겠죠. 결과물이 재밌다, 또는 열심히 노력했다면 ‘노력했구나’ 정도의 언급은 제가 하죠. 그러나 초반에는 철자 틀렸거나 하는 걸 지적하지도 않습니다. 자기가 쓴 거 자기가 알아보면 되는 거잖아요. 초반에 글쓰기를 하는 건 자기 상상력을 동원하는 연습을 하는 겁니다. 상상력을 진열에 옮기는 연습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초점을 맞추는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서 그것 자체로도 신나기 때문에 더 하고 싶어 하는 거죠, 아이들이. 그렇게 스스로 동기부여를 해나가면서 진전이 될수록 조금씩 문법이나 철자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합니다. 대문자 소문자를 구분하거나 문단을 나누는 것들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그것은 자기가 쓰고자 하는 것을 더 잘 쓰기 위한 도구가 됩니다. 나는 글쓰기를 더 잘하고 싶다는 동기를 이미 아이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더 내가 훌륭한 작가로 성장하는 데에 중요한 도구라고 인식을 하고, 그것을 더 잘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저희들은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에 시립 도서관이 있는데요, 시 쓰기 대회 그런 것을 하면 우리 학교에서도 대회에 나가고자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우리학교는 60명 규모의 아주 작은 학교인데요. 우리도 나가고, 공립학교에서도 몇 백 명씩 나가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런 대회에 나가게 되면 우리 학교 학생들이 상을 다 휩쓸어 온다는 거죠. 너무 민망해서 저희가 학생들의 출전을 금지를 시켰습니다. 자제해달라고 학생들한테 부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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