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봄
- [2013-1 방담회] #2. 삶의 기술을 담은 문화예술교육 '장소'로서의 마을에 대해 생각한다
- 고영직 _문학평론가
- 2013.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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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삶의 기술을 담은 문화예술교육 '장소'로서의 마을에 대해 생각한다
- 박형주 : 정리를 해보면, 공간과 장소는 다른것. 일터와 삶터가 분리되는.. 자는 공간인것이지 이곳이 내 추억과 향기가 쌓여 장소가 기억이 되고, 혹시나 내가 여길 떠난다 하더라도 기억이 활력이 되는 것이 있을텐데 그런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계속 현장을 돌아다녀보면, 어떤 공간이던 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대부분 활동을 하는 공간으로 있는것이지, 그 안에서의 이야기는 형식적 이야기가 오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림을 그리고 연극을 한다는 활동을 하지만 생활적인 이야기는 시시껄렁한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끝나지 않나. 그런데, 그 이야기를 어떻게 자기가 앓고 있는 문제, 느꼈던 감명받았던 이야기들이 이 안에서 술자리처럼 쉽게 나올수 있게 유도를 할것이냐, 이곳을 어떻게 그런 장소로 탈바꿈해줄것이냐 라는 고민이 더 필요한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고영직 :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시골 초등학교에 갔더니 폐교가 되었다. 자기가 다녔던 학교가 폐교되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그런 슬픔을 안다. 학교와 마을 자체가 분리되고 방금이야기하신 것 처럼 교육 자체에 어찌보면 새로운 교육에 대해 생각한다는것은 지금 시대에서는 교육의 불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으면 새로운교육을 생각할수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와 마을이 분리가 되며 스스로 구현할 수 있는 삶의 기술을 잃어버렸다는 것이 가장 큰것 같다. 내가 어릴때만 하더라도 셋째 형이 동생 책상하나 마련해준다고 사과궤짝 뜯어서 책상을 만들어줬다. 그때 되게 기뻤던 기억이 있다. 그게 셋째 형이 보여줬던 삶의 기술을 보여준것이다. 예술교육에서 기능교육이 불필요한건 아니지 않나. 그런 삶의 기술을. 자기가 익히고 있는 기술이 단순한 생존을 넘어서 생명을 가진 인간으로 성장하고 자기 이웃을 생각 할 수 있는 가슴을 갖게 하느냐에 있는 것인데, 그 자체가 분리되었다. 교과과정 개편과도 맞물려 있는듯하다.
미국의 사울 알린스키라는 주민운동하는 아주 탁월한 사람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흑인과 관계를 맺고 주민운동을 하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는 결코 가르치지 않는다. 같이 사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예술교육 현장에 있는 사람이나 행정 또한 그런 식으로 변화해야 하지 않는가. 무엇을 가르친게 아니다. 그런 어떤 것이 되어야 그 이야기가 결국 이반일리츠가 이야기하는.. 가난한 사람을 위해 뭘 하려고 하지 말고 옆에 있어라 하는 태도. 그런 태도가 마을에서의 예술교육이 가능한 기본적인 것 아닐까. 그게 깨지면 다 깨지는것이다.
- 고영직 : 윤재철 시인의 『거꾸로 가자』 시집에 「지금도 물레 돌리는 옹기장이를 보며」라는 시가 있다.
지금도 물레 돌리는 옹기장이를 보며(윤재철 作)
어릴 적은 늘
무언가를 만들며 놀던 기억
개천 얼크러진 풀섶 안
조대흙 파서
신라시대 토우 같은 인형도 만들고
비행기나 탱크 같은 전쟁의 기억도 만들었지
어릴 적은 늘
무언가를 만들었다네
자치기 깎고 새총 만들고
비석치기 돌 다듬고
밀짚 수수깡으로 여치집 만들고
관자 쪼가리 뚝딱여서
비둘기집 개집도 만들어주었지
그러나 지금은
내가 만든 기억이 없네
아무것도 만든 기억이 없네
땅도 없고 연장도 없지만
그냥 싼 돈으로 사서
모든 것 쓰고 버리기 바쁘다네
자족과 상상의 아무 기억이 없다네
시의 세번째 연에서 나오는 “자족과 상상의 기억”이라는게 어쩌면 예술교육에서 지향하는 바가 아닌가한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생각하는 교육을 하자는 것이고.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 아니라 학생이 무엇을 배울까 하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교육의 방법론의 차원으로 학습자의 주도적학습을 이야기한것 같다. 이런 교육 행위가 마을에서 예술을 매개로 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이 포인트인데, 마을에서 어떤 희망을 갖는다고 하는게 희망을 갖기 위해서는 마을에 관한 어떤 믿음 자체를 깨야하는 것이 아니냐.. 라는 이야기와 맞물려있는것 같다. 기존의 마을, 예술교육이 만날때.. 생각하는 막연한 것이나 기존에 클래식하게 해온 관성을 깨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 방담회 순서
#0. 프롤로그 : 마을에서의 교육을 사유하다 [Click!]
#1. 마을에서 문화예술교육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Click!]
#2. 삶의 기술을 담은 문화예술교육 '장소'로서의 마을에 대해 생각한다 [Click!]
#3. 나오기 : 마을에서의 '경험교육'이 가능하려면,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