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봄
- 주택가 한 가운데서 커뮤니티 예술의 '꽃밭'을 일구다
- 아트포러스 _안산시 단원구
- 2013.11.11
지난 6월 24일 개관한 '아트포러스'는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주택가 한 가운데 위치한 복합문화공간입니다. 경기문화재단과 안산시가 운영 경비 등을 지원하고, 안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이하 리트머스) 참여 활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채워나가고 있는 ‘아트포러스’. 그 공간을 소개합니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758번지 2층’, 아트포러스의 주소입니다. 아트포러스가 위치한 해당 건물은 총 3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층에는 경로당과 지역 아동센터가 위치해 있고, 아트포러스가 입주한 2층을 지나 3층에는 안산여성근로자복지센터(이하 여성근로자센터)가 입주해 있습니다. 취재를 위해 방문했던 9월 28일에는 아트포러스 ‘다문화 공중 정원 : 원곡스카이’ 오픈 행사가 있던 날이었는데요. 원곡스카이는 이 건물 옥상에 위치해 있습니다.
한편 여성근로자센터가 입주한 3층의 구조가 좀 특이합니다. 신발을 벗어야만 들어갈 수 있게 바닥에 장판이 깔려 있고, 가정집처럼 부엌 등의 편의시설도 있습니다. 한편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층계는 여성근로자센터 내에 있습니다. 즉, 아트포러스의 또 다른 공간 ‘원곡스카이’로 가기 위해서는 신발을 벗고 가정집같이 꾸며진 여성근로자센터의 긴 복도를 꼭 지나가야 합니다.
이렇게 아트포러스는 ‘태생부터’ 다른 커뮤니티에 물리적으로 걸쳐 있는 공간으로 탄생되었습니다. 같은 건물에 입주한 세 단체뿐만이 아닙니다. 공간의 실무를 맡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체워넣기 위해 고민하는 커뮤니티 ‘리트머스’, 걸어서 10분 거리에 지지봄봄이 작년에 취재하기도 했던 외국인 노동자들의 아지트 ‘지구인의 정류장’도 있습니다. ‘고려인 마을’로 알려진 안산시 선부2동을 위주로 활동하는 한글야학 ‘너머’, 원곡동 어린이 도서관등도 있습니다. 아트포러스를 중심으로 한 안산시의 이 조용한 주택가에 ‘다른 곳에는 없는 무엇인가 있다’고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방문한 그 날 2층 아트포러스 공간에서는 계원예술대학교 서동진 교수 및 류성호 독립기획자, Part Time Suit 아티스트 그룹 등과 함께한 열띤 토론으로 2층의 공간이 북적였습니다. 벽이 하얗게 페인팅 되어있어서였을까요. 텅 빈 도화지 위에 참 많은 사람들이 참 많은 것들을 그려나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날 오픈한 옥상 원곡스카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국수와 꼬치를 나눠먹으며 공간을 가득체웠습니다. 물론 지역예술가들이 설치한 작품들과 함께 말입니다.
앞으로 아트포러스는 경기문화재단과 안산시에 의해 3년간 그 운영이 보장된다고 합니다. 행정적인 예-결산 흐름을 따라 1년짜리 프로젝트가 횡행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많은 한국인들이 안산시 단원구 등에 선입견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아트포러스와 커뮤니티 리트머스, 그리고 지역의 문화예술단체가 결합한 이 3년간의 ‘협업’이 선입견을 불식시키고 모두의 마음을 활짝 열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요?
주택가 한 가운데서 일구어가는 아트포러스라는 커뮤니티 예술의 ‘꽃밭’이 성공하기를 바라봅니다. 이제 시작이니까 앞으로 많은 변화들이 기대되는데요. 그때도 지지봄봄이 지켜보면서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