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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27

26호 가봄 
함께 만들어가는 재미
재미퍼커션아트


인터뷰 참여자
_ 질문하는 사람 / 정강현
_ 답변하는 사람 / 재미퍼커션아트 (박윤목, 황정아, 최예찬)

 

 

라틴-타악기를 소재로 교육 및 기획, 창작을 이어가고 있는 ‘재미퍼커션아트’를 정강현 사운드아티스트가 만났다. 장르의 특성 상 소리와 음악에 대한 대화가 주로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이들은 활동 자체의 지속,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이것은 다양한 규모의 교육 혹은 교육 사업에 참여하며 어느 정도의 활동 기반을 마련한 사람들의 솔직하고도 중요한 이야기일 것이다. 함께 시작하는 재미를 넘어 이제는 함께 만들어나가는 재미와 의미를 생각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재미퍼커션아트(이하 재미퍼커션)'를 소개해주세요. 재미퍼커션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박) '재미퍼커션아트'는 라틴―타악기를 소재로 복합예술 장르의 공연 및 교육 콘텐츠를 기획, 창작하는 문화예술콘텐츠 창작단체입니다. 저희는 단원들과 함께 지낸 지 12~13년 정도 되었고, 단체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건 7년 차입니다. 저와 다른 단원들은 대부분 제자―선생님의 관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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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재미퍼커션의 재미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박) 제가 생각하는 재미는 일상 속의 재미입니다. 사소한 것들이 쌓여서 큰 것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상 속에서 재미는, 연습하다가 더우면 갑자기 수영을 하러 가는 등의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시작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팀 동료들과 연주일정이나 사업기획 때문에 힘들면 갑자기 다 같이 안면도로 낚시를 하러 가기도 하는데, 이러한 것들이 저희가 생각하는 재미이고 여기서부터 모든 것이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최) 제가 생각하는 재미는 좋은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Q.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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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황정아, 박윤목, 최예찬
 
최) 사실 저는 문화예술이라는 단어도 잘 몰랐어요. 그냥 좋은 사람들과 뭔가를 해보고 싶어서 팀원들과 예전부터 공연을 몇 차례 하게 되면서 문화예술을 접하게 되었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다 보니 문화예술교육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문화예술교육이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였던 거죠.

황) 이전부터 알아왔던 분들과 함께 했기에, 개인 레슨 활동에서 문화예술교육으로 자연스레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라틴-타악기 앙상블은 악기 음색을 채우려면 최소인원들이 있어야 해요. 그러다 보니 함께 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을 자연스럽게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처음 대상은 청소년으로 시작을 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부분부터 교육에 적용했는데 다행히 소재와 대상이 잘 맞았습니다. 피드백이 좋았어요. 이러한 지점들이 저희 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 만드는 지점이었어요.

박) 저희가 함께 보냈던 시간들이 강렬했어요. 그래서 함께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었습니다. 연속적인 활동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르떼에서 만든 교육 사업으로 연결이 되었어요. 계기는 생계 때문이었지만 그것은 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중심 역할이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실험 중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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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모습

Q. 라틴 타악 음악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어떤 음악인가요?
박) 제가 원래부터 라틴음악을 좋아했고 팀원들 또한 좋아합니다.
타악기를 연주방식으로 크게 나누면 손으로 치느냐, 채로 치느냐이고, 유래로 따지면 민속악기이기 때문에 아프리카에서 왔습니다. 제가 쿠바음악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있어요. 쿠바라는 문화적 요소와 라틴 타악기의 유래를 보면 아프리카에서 넘어왔지만 쿠바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그 나라의 문화에 맞게 전부 다 변화가 되었어요. 
아프리카에서 가져온 악기를 자기들 방식으로 만들어서 쓴 악기들인데, 먼 나라의 문화가 뒤섞이는 이런 사건이 저한테까지 영향을 준다는 게 재밌습니다. 특히, 이런 과정에서 생겨난 악기와 음악이다 보니 우리의 ‘흥’과 ‘한’의 정서와도 잘 맞는 것 같고요. 무엇보다 직접 손으로 치는 악기가 많아서 조금 더 원초적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Q. 라틴 타악 음악이 문화예술교육 참여자들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요?
박) 저도 문화예술교육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많은 문화예술교육 관계자분들께서 타악기는 원래 대상자의 연령과 상관없이 호응이 좋고 몰입력이 좋다고 말씀하세요. 여기에 더해 라틴 타악기는 색감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색감이 화려하고 원색적이면서 다양해요. 모두 똑같은 물감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똑같이 칠하지 않는 것과 같아요. 라틴 타악기는 악기들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악기들을 가지고 온다 해도 겹치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이런 면에서 문화예술교육에서 라틴 타악기가 가지는 특색이라면 독특한 색감과 문화적 다양성이라 생각합니다.

Q.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라틴 타악 음악을 참여자와 함께 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박) 첫째로 대상자들에게 낯선 라틴 타악기나 음악이 일상의 소소한 자극이 되어 잊혀지지 않는 기억으로 남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희 단체는 문화예술교육이 ‘관계’에서 시작해 ‘관계’로 끝난다는 경험적 가치를 갖고 있는데 라틴 타악기로 어떻게 그 가치를 증폭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위 두 가지 핵심적인 고민이 세부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수업 후 서로에게 피드백을 줄 때 단체 구성원들이 지향하는 예술교육의 방향을 잃지 않게 하는 중요한 구심점이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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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모습

Q. 2018년 꿈다락토요문화학교 뿐만 아니라 여러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하셨습니다. 참여하면서 인상 깊었던 지점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박) 대안학교 사업 중에 특수학교 학생들을 처음 만나게 되었어요.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분노를 참지 못한다거나, 참여자가 갑자기 쓰러진다거나 예상치 못한 당황스런 상황들을 마주하게 되었어요. 처음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생각에 두렵기도 했지만, 서서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오면서 그들이 별로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을 때가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프로그램 기획이나 준비에는 대상자의 세분화가 필요하겠지만, 관계라는 면에서는 그들을 구분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Q. 교육현장에서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나 바라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박) 첫 번째는 단체들의 재원조달 채널이 다양하지 못한 구조적 문제입니다. 두 번째는 단체가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재단이 공모사업에 치우친 인큐베이팅을 넘어 경력단체들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자원화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정책문제입니다. 

단체 대표는 실제 실연이나 프로그램 진행 시 사례비를 받지 못하는 문제나 과도한 행정적 부담 등 여러 사항들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직접 질문했는데 원칙적인 규정은 없다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관행상 단체들의 부담이 큽니다. 

특히, e나라도움 시스템이 생기면서 불편을 넘어 불합리한 지점들도 많고요. 물론, 과거에 비하면 한편으로 지역 문화재단의 고질적인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부분도 있습니다.

먼저 얘기한 재원조달의 문제는 단순히 없는 재원을 늘리자는 것이 아니라, 단체의 성장 단계별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애주기별로 대상자에 맞는 교육을 기획하는 것처럼요. 이런 부분은 자칫 단체의 처우의 문제라고 오해할 수 있어요. 제 생각엔 룰이 필요해요. 룰이 없어서 분쟁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문화재단이나 문화예술기관들이 협력적인 거버넌스를 하지 않아, 단체나 예술가를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 부분과 지역에 문화예술이 필요하다면 지역에서 찾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거나... 
다만, 지역을 파악하지 않고 균등분할을 하다 보니, 어느 지역에는 문화예술 활동이 넘쳐납니다. 수혜자의 횡포도 있고요. 이러한 상황을 마주할 때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저희의 역량 부족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일부 문화재단이 매개자인 저희와 기관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탑―다운 방식으로 설정되는 지금의 시스템은 개선되어야 합니다. 민―관 협치의 관점에서 협력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직접 참여하시면서 발견된 문화예술교육의 가능성이 있다면?
박) 저희가 문화예술교육의 미션을 해석하기로는 대상자들의 일상적인 작은 변화라고 생각해요. 다년간 진행하다 보니, 저희가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시도해보는 것, 계기를 마련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무장해제를 하면서 우리의 재미가 확장되고 대상자들의 반응들도 좋아졌습니다. 
또 하나의 가능성이라면, ‘우리 뭘 해볼까?’하면 우리가 좋아하는 일로 의미 있는 무언가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시도들 속에 간혹, 대상자의 변화를 만나게 된다면 더 큰 의미가 되겠죠!

Q. '재미퍼커션'이 가진 문화예술교육의 방향성을 설명해주세요. 다양한 지역과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유가 있나요? 
박) 지속가능성을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함께하며 나이가 들어가고 있어요. 20대에 만났던 동료가 30대를 넘겨 중, 후반의 나이대가 되었습니다.
처음 모였을 때, 우리가 잘하고 좋아하는 연주로 수입이 생기고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활동이 지속되다 보니, 각자의 목적도 있었어요. 

공공적인 부분이나, 사회적 영향력, 음악적인 부분 등 활동을 통해 늘 서로의 생각을 조율해 나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단체의 활동 재원 부분이 중요하고요. 계속 이어나가지 않으면 의미가 사라지니까요.

늘 만나는 지역과 대상자들은 다릅니다. 시기도 다르고요. 이러한 과정에서 역량이 강화가 되기도 합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면 생각과 같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그러한 상황에서 나름 저희들의 태도와 '재미퍼커션'만의 색깔들도 생겼고요.

활동을 지속하다 보면 한 지역의 뿌리를 내리는 단체들도 있는데 저희는 당분간 그러지 않을 계획입니다. 사심이 들어갈 것 같아요. 여행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오랜 기간 있다 보면 서로 고인다고 생각합니다. "서로를 안다"라는 것이 구속성을 가진다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는 서로를 많이 아껴주지만, 싸울 때는 격렬하게 싸우기도 해요. 그럴 때, 다양한 지역과 사람들을 만난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많은 지역을 돌아다니지 않았다면? 많은 사람들과의 갈등을 해결해보지 않았다면? 우리의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었을까? 생각하며, 결국 서로를 다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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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 단체 내에서 청년기획자를 양성하는 활동도 하고 계신데 이것은 어떻게 기획하시게 되었나요?
박) 저를 제외하고는 단체에서 활동하는 분들 대부분이 청년입니다. 청소년부터 함께 한 분들이기도 해요. 저의 상황도 다르지 않기에, 현재에 필요한 것은 알지만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알고 있지는 않아서 저도 공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동안 짧게나마 대학생들이나 청년 기획자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해보면서 조금은 청년들의 현실과 생각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제가 짐작했던 비젼과 달랐고 세대마다, 지역마다 생각하는 비젼이 다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중요한 건 활동지원을 넘어, 생계를 해결하는 것을 포함한 비젼 공유가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할 때 오히려 근원과 멀어지는 경우가 있듯이, 다양한 청년들과 만나 
경청하고, 함께 고민하는 과정의 반복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최) 문화예술교육은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활동을 지속하면서 저의 문제점들이 개선되었어요. 참여자들을 만나면서 제가 치유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 측면에서 '재미퍼커션' 기획의 핵심은 "나로부터 시작한다" 입니다.
과정을 함께 하고 옆에서 지켜보면서 알게 되었어요. 나의 욕구가 받아들여지는 장의 필요성, 우리의 프로그램이 필요한 청년들이 수혜를 받아야 합니다. 그렇기에 재단과 단체들이 소통하며 기획할 수 있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합니다.

황) 결국 나의 욕구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Q. '재미퍼커션'의 문화예술교육의 방향성과 중점적인 내용은 무엇인가요?
박) 관계를 이어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만의 작품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동기를 확장하고, 확장하는 과정에서 누군가를 만나며 이어나가는 과정은 중요합니다. 공모사업, 지원금에서 벗어나서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단계까지 간다면, 저희의 욕구가 정리되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우리의 욕구를 정확히 언어화하는 것입니다.
그다음에 우리 활동이 사회에 필요한 것인가, 사회라고 하면 넓으니까 작게 지역에서 우리의 욕구가 받아들여질 것인가를 판단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해요. 
우리의 욕구와 사회가 원하는 욕구가 공통되는 지점을 찾는다면, 우리만의 프로젝트를 실행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의 변화에 따라 목적과 욕구들은 변화합니다. 한 방향성이 아닌 유연하게 변화되는 과정들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미퍼커션아트
재미퍼커션아트(ZAMmy Percussions Art)는 라틴―타악기를 소재로 복합예술 장르의 공연 및 교육 콘텐츠를 기획, 창작하는 문화예술콘텐츠 창작단체이다. 특히 지역사회와 개인의 생활문화 변화를 매개하는 공공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지역사회 참여와 연대 구축 활동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문화예술단체이다.


정강현
사운드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며 보편화된 디지털 기기가 생산 중인 소리와 사라진 소리, 다양한 도시의 사운드스케이프를 수집하여 도시를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