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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와 마중물
  • 2019.06.27

26호 가봄 
나로 시작된, 아버지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나무와 마중물


인터뷰 참여자
_ 질문하는 사람 / 이화영(노드트리)
_ 답변하는 사람 / 임태규(나무와 마중물)

 

 

경기문화예술교육 <학습연구모임 3355 지원사업>은 중앙 단위 지원사업 구조 안에서 실행해보지 못한 실험적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공모 지원 단계 전 자유로운 주제를 학습하는 모임을 지원한다. 2018년 이 사업에 참여한 ‘노드트리’가 같은 사업 안에서 다른 시도를 해봤던 ‘나무와 마중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지원사업에서 진행했던 내용보다는 본인의 삶에서 시작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Q. ‘나무와 마중물’의 포트폴리오 직업과 공간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생활(월급)과 달리 제2의 직업은 지속성이 제일 중요합니다. 행복은 일과 관계의 만족감에서 큰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일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경제성은 물론이고 보람과 가치도 있어야 하고 더불어 나의 흥미와 재능이 발휘되는 것이면 참 좋을 것입니다. 그래서 한 가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리스크(일이 없다든지, 흥미가 없어진다든지, 의미가 엷어진다든지…)을 줄인다는 의미에서 ‘달걀을 바구니에 나누어 담는’ 포트폴리오의 의미를 지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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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마중물 공간 전경

 

저의 일터는 2가지의 일을 하는 곳입니다. 하나는 ‘디지털 목공방’이고 다른 하나는 ‘행복일터 연구소’입니다. 나무를 소재로 아날로그와 디지털 장비를 활용하여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은 나무와 마중물의 나무를 의미하고요, 마중물은 사람들과 세상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의미 있는 활동 중에 특히 강의나 교육, 코칭 등의 활동을 의미합니다. ‘행복일터’의 의미로는 저는 20여 년간의 직장생활 동안 ‘인사’ 업무를 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익숙하지만, 지혜를 갖고 싶은 주제가 ‘일’ 입니다. 누구나 일은 하고 싶지만, 막상 하면 하기 싫은 게 일입니다. 일을 바라보는 관점과 철학, 가치가 무엇이냐에 따라 개인의 몰입도도 달라지고 그에 따라 조직의 성과도 달라집니다. ‘행복일터’의 요건은 무엇이고 어떻게 개인은 일을 바라봐야 하는지, 조직은 어떻게 구성원들의 몰입과 성취감을 높여 지속 가능한 성과를 이뤄낼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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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공간을 함께 하는 야전침대

 

나무와 마중물의 첫 시작은 4년 전, 거주하고 있던 아파트 베란다였어요. 그 다음이 상가 지하 작업실이었고 올해 4월에 이곳으로 왔습니다. 그때 있었던 기자재들, 그리고 저와 오랜 시간 함께한 작지만 일을 많이 한 레이저 커팅기입니다. 아파트 상가 내 지하 작업실에서 여기로 이사하고 한 달 내내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 공간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야전침대가 있는 이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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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베란다 구조가 연상되는 목공 기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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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상가 작업실부터 함께 한 공장장 레이저 커팅기

 

Q. 본인에게 행복한 일을 주도적으로 설계하여 살아가고 계신 것 같습니다. 현재의 상태에서 문화예술교육의 미래 가능성이 있다면 어떤 지점일까요?

A. 현재 우리 사회의 유행어는 ‘워라밸’, ‘힐링’, ‘소확행’ 등인데 이것은 깊어지는 물질적 풍요 속에 심리적 빈곤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을 보여줍니다. 일반인들이 문화예술을 그동안 수혜자의 입장으로 받아들였다면 (현재 주도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제는 문화예술과 많이 가까워졌고 실제 만지고 느끼려는 욕구 또한 커졌다고 봅니다. 이렇게 사회 전반적으로는 욕구와 수준이 높아졌고, 또 한편으로 가족 단위에서는 낮은 출산율로 아이들이 더욱 소중해져서 다양한 경험을 전해주는 부모들의 욕구도 높아졌습니다. 이런 상황을 봤을 때 문화예술과 관련한 아이템은 그에 맞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문화예술 분야의 활동가들이 정부 지원의 프로젝트성 사업에서 지속 가능한 아이템과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사업적인 의미와 보람 모두를 가지며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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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결을 존중하며 만든 도마

 

그렇지만, 온전한 사업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사업에서 벗어나야 하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절실하게 나의 것이 되고 성장 발판이 되기 위해서는 내가 투자하는 비용이 100%가 되어야 내가 개발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유료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Q.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선택하신 현재의 활동을 하면서 힘든 지점은 어떤 것인가요?

A.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데, 낙관적인 미래의 보장이 없다는 점, 나는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살고 있는데 1년 뒤에 안정적인 경제활동에 대한 보장이 없습니다. 저의 목표는 40세에 인사 전문가, 45세에 셀프 명예퇴직, 50세에 두 번째 직업 안착이었습니다. 그 이후의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는데요. 요즘은 ‘2년 동안 내가 더 고생을 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최근까지도 내적 갈등이 많았습니다. ‘다시 회사로 돌아가야 할까?’ 그렇지만 참았어요. 지금의 방향성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돌아온 다리를 뒤돌아보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리를 폭파했습니다. 목표를 설정하고 오랜 기간 동안 가족들과 함께 상의를 하며 지속적으로 설득을 했습니다. 상가 지하 작업실에서 여기로 올 때, 큰 결정을 했죠. 

 

Q. 지금의 활동 영역을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나요?

A. 현재도 주변의 친구들의 90% 이상이 직장인입니다. 저와 같은 활동을 하는 친구들은 없지만, 활동을 시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면서 새로운 동료들이 만들어졌어요. 현재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신 분들과 조합을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 직업을 만드는 사람들, 은퇴를 앞두신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들의 명함을 받는 것에 두려워하면 안 되고, 안 해본 일에 두려움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생활만 해 온 사람들은 특히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만 알고 지내게 됩니다. 새로운 일을 할 때는 과거로부터 이어져 현재까지 만나는 사람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오늘 만나게 되는 사람, 나의 미래의 일을 위해 새롭게 내일 만나게 될 사람들의 인연도 잘 연결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사람들과 새롭게 연결되어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데 또 다른 밑거름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Q. 나무와 마중물만이 할 수 있는 아버지들을 위한 행복한 시간 만들기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상상됩니다. 활동하면서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미지의 대상들과 만나기에 문화예술교육은 어렵습니다. 사람마다의 흥미, 성향, 기질이 다 다르잖아요. 목공을 누구나 좋아하지 않죠. 두 번째 직업 만들기 요소인 멘탈(심리적 안정감)의 변화 지점에 대해서는 꼭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험으로 나의 것을 찾자. 힘들다면 주변에 내가 행복해하는 것은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 이러한 지점들이 연결되면 좋겠습니다.

 

제2의 삶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이 필요합니다. 저의 이전의 경험에서 보더라도 일터는 변화되고 있으며, 다변화되는 사회성에서 나의 멘탈을 지켜나가는 것들을 강조하는 방법과 제가 직접 실천한 영역들이 조화를 이루었으면 합니다.

 

노사발전재단에서 명예퇴직하시는 분들과 진행했던 프로그램이 기억이 나네요. 목공 사례 수업을 2시간 정도 해요. 그때 “산을 오르는 것처럼 살았다면, 직장에서 나온다는 것은 사막에 나침반 없이 서 있는 느낌일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해요. 나는 취미를 통해 지금의 일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 후에 함께 선반장을 만드는 작업을 3시간 진행합니다. 선반장에 나만의 문구를 적어주기도 하고요. 두 번째 직업 만들기를 상상하고 계기를 마련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좋다고 합니다. 셀프 리더십과 같은 저의 전문성이 결합되면 더욱 좋겠습니다.

 

일하는 아버지들이 힘이 빠지고 행복하지 않으면, 가족들이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적 활동 영역에서 벗어나도 아빠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아직은 우리의 세대들이 일에서 행복을 찾고 있어요. 이러한 지점들을 바꿀 수 있도록 문화예술교육으로 개입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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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축제 부스 만들기를 위한 제품 설명

 

Q. 향후 계획하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의 활동을 알려주세요.

A. ‘메이커 운동’의 정신에 공감하고 미래사회를 준비할 때 디지털 장비와 아날로그의 시너지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인과 공장의 중간 개념인 메이커 운동은 문화예술 분야와 연결되어 있는데 현재 많은 곳에서는 체험과 창업으로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직장 다니기 힘들어 그만두고 싶을 때 ‘취미’를 가져 그 시간을 꽤 버티며 두 번째 직업 만들기에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행복한 일이란 자신의 주관적인 기준인데 ‘행복한 일’을 선택하여 할 수 없다면 ‘일을 행복하게’ 하면 어떨까요?! 그 일을 행복하게 하고 삶을 즐겁게 해주는 것 중 하나가 문화예술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공방에서 만들기를 통해 힐링을 하고 ‘이쁘다’는 감정, 자신이 만들었다는 작은 성취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 그 활동입니다. 가족들과 휴일에 찾은 어떤 축제에서 새로움을 알고 즐기며 행복감을 느끼는 것도 그 활동입니다. 이러한 문화예술교육 활동은 나 자신의 행복한 일을 해 나가는 것에도 필요하고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일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공방의 주제는 ‘지속 가능한 축제’ 만들기 입니다. 설치된 수많은 부스들이 철거되면서 일부는 버려지고 축제가 끝나면 늘 쓰레기 문제로 주최 측은 물론 즐겼던 일반 시민들에게도 민망한 상황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축제에서 다시 쓸 수 있는 ‘프레임 부스’와 ‘분리수거함’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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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현장 분위기

 

Q. 문화예술교육을 하면서 중점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A. 도마를 만들 때, 나무의 결이 다 달라요. “같은 것 같지만 절대 같지 않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사람과 나무들은 결이 있습니다. 샌딩을 할 때도 결에 맞춰서 해야 합니다. 사람도 결이 있습니다. 결대로 하지 않으면 스크래치가 납니다. 결을 따라가면서 샌딩을 하면 나무의 표면이 부드러워져요. 사람과의 의사소통도 결을 무시하고 거스르면 상대방이 스크래치가 납니다. 같은 이야기라도 사람에 따라 톤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자연으로부터 배우며 지혜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임태규

20여 년 중견기업 인사팀장으로 재직하며 ‘두 번째 직업만들기’ 준비과정을 통해 현재는 디지털공방과 강의의 두 가지 일을 하나의 직업으로 두며 살아가고 있다. ‘나무와마중물’의 나무는 ‘디지털공방’을, 마중물은 ‘사람들의 잠재력을 이끌어 성장을 돕는 코칭/강의’를 의미한다.


 

이화영

도시생활자에서 자발적 마을생활자로 전환하기 위해 활동 중이다. 현재는 경기도 일대(용인, 수원, 양평)와 충청도(진천,증평,청주)에서 마주하는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있다. 경로에서 만나는 예술가들과 함께 소리를 탐색하며 고정적이지 않은 공연기획과 사운드스케이프 문화예술프로그램 개발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