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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26

27호 곁봄 
유튜브로 공부하는 사람들

질문하는 사람 / 정다현

답변하는 사람 / 김재민, 손선희

 

유튜버 크리에이터가 초등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 상위권으로 우뚝 올랐다. 인터넷이 익숙한, 말과 글보다 영상이 익숙한 지금의 사람들은 이제 대부분의 정보를 유튜브에서 얻는다. 언제나 한발 앞서나가는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전직원이어서 이러는 것만은 아니다) 시민들이 모여 유튜브의 영상을 보고 토론하는 강좌‘유투공(Youtube+You Too+공부)’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 여름부터 시작된 ‘유투공’에서는 지금까지 서른 두 개의 강사 없는 강좌가 진행되었고 직접 커리큘럼을 짜고 진행하는 유투공 시민기획단 ‘유유자적’은 3기까지 나왔다. 이미 시민들의 자발적 학습과 다양한 방식의 학습모델이 구축되고 있는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크게 특별하다고 여기지 않았던 유투공에 대해 ‘그냥 강사가 없는 대신 영상을 보고 이야기 나누는 거 아니야?’ 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는 유투공의 기획자(이자 나의 전 동료)와 유투공의 시민기획자(이자 유투공의 열혈팬)와의 대화를 통해 어느덧 유투공의 가능성과 확장성을 우주 끝까지 던져보는 또 한 명의 팬이 되었다. 누가 유튜브를 방에서 혼자 보는 컨텐츠라고만 했나. 바야흐로 유튜브를 통해 집 밖으로 발을 내딛고 마을로, 광장으로 나가 세상의 중심에서 ‘나’를 외치게 되는 시절을 우리는 곧 만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어떤 특정 세대들만의 일이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다가온 가까운 미래. 아니 오래된 미래를 소개한다. (소개_정다현) 
 


 

01



 

유투공 소개

‘시민이 만드는 인문학습지도, 유투공’

넓고 넓은 인문학의 세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한가요? 시민인문학습 플랫폼 유투공에서 자신만의 학습경로를 만들고 함께 공부할 벗도 찾아보세요. 유투공은 Youtube + You Too + 공부를 합성한 말로 인문학이란 바다를 항해하는 여행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항로를 의미합니다. 유투공의 모든 과정과 활동은 온라인상에 기록, 공유되고 누구나 열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진행 방식

1. 참가자들이 모여 주제와 관련한 강연, 다큐 등의 영상을 찾아봅니다. (유튜브 등 활용)

2. 영상을 본 후 참가자들과 소감을 나누고 토론합니다.

3. 소감 및 토론 후기를 인문사회공유카페 게시판에 작성해서 공유합니다.

4. [1~3]을 반복하면서 전체 과정을 마친 후 심화 과정을 위한 후속 모임을 만들거나 기존 공부모임에 참여합니다. 심화 단계의 학습을 위해 시민인문학교 내 강좌 편성을 제안할 수도 있습니다.

* 선착순 사전 신청을 원칙으로 합니다. 당일 현장 접수는 불가합니다.

수원시평생학습관 홈페이지 유투공안내 참조 https://learning.suwon.go.kr/lmth/02_pro/view.asp?idx=1262

 

 

정: 두 분과 오늘 ‘유투공’에 대해 재미나게 대화 나눠보려 합니다. 유투공을 모르셨던 분들도 이 대화를 통해 유튜브를 이해할 수 있길 바라요.

 

손: 아직까지 문화예술이라고 했을 때 그것도 살아가는 이야기 인데 왠지 아직까지는 예술은 어려워요. 지금 저는 인문학까지는 들어간 것 같아요. 이제는 인문학이 ‘어렵다’가 아니라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구나’해요. 수원문화재단, 경기문화재단에서 프로그램을 수강할 때가 있었거든요. 근데 생각해보면 화성행궁이라든가 어떤 문화나 예술이 그냥 살아가는 모습이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살아가는 거. 그에 비해 예술가는 괜히 다른 사람 같은 느낌이 있죠. 문화예술교육은 다른 것과 어떤 경계가 있을까요? 경계라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 만든 경계이기도 해요. 일반인들도 그 경계를 만들긴 했지만 그런 문화예술계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그 벽을 만들지 않았을까? 그런 벽이 허물어졌으면 좋겠어요. 내가 꼭 창작활동을 하지는 않아도 그 창작물들을 스스럼 없이 즐길 수 있는 권리. 그런 게 경계가 사라지는 게 아닐까 해요. 오늘 우리가 나누는 대화도 그런 경계를 없애기 위한 대화라 생각하고 재미나게 임하겠습니다.

 

김: 손선희님의 소개를 덧붙이자면, 지역에서도 이미 ‘마을만들기 활동가 양성교육’을 수료하시고 실제 마을신문의 기자이시기도 해요. 문화예술이나 교육, 마을에 관심이 많고요. 수원시평생학습관의 뭐라도학교(액티브시니어 플랫폼)에서 활동하시다가 이제는 유투공에 전념 하고 계시죠. 2018년 여름에 시범사업 하고 가을에 유투공 기획단을 살짝 띄웠는데 혼자 오신 게 아니고 지역분들 활동가 동료분들과 함께 오셔서 저희와 합류하게 되셨어요. 제가 사실 유투공은 약간 이제 힘을 뺐는데 이 인터뷰를 계기로 마음 다잡고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정: 유투공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해주시겠어요?

 

손: 인문학 강의 강사들이 와서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면, 그리스 로마가 나오고 아테네가 나오고 폴리스가 나오고 아고라가 꼭 나와요. 광장이 꼭 나오는데, 그때는 그 광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 다음에 요즘 플랫폼이라는 말이 계속 나오잖아요. 유투공은 광장이예요. 우리는 유투공을 통해서 영상을 보고 대화를 해요. 영상은 우리에게 화두를 던져주죠. 그리고 각자 질문을 생각해요. ‘나는 뭘 더 알고 싶지?’, ‘저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이 영상을 같이 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할까?’ 내가 많이 배웠든 아니든 영상을 보고 나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는 구나, 저렇게 살아왔구나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들어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강의영상을 고르다 보면 유투공에 나오는 분들과의 대화가 너무 좋아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정: 인터뷰 오기 전에 자료를 좀 찾아보면서, 유투공이 단순히 영상만 보는 것은 아니구나 생각했어요. 결국에는 같이 모여 이야기 하는 자리. 같이 생각해보는 자리라는 의미가 더 크죠. 기획하고 참여하시는 분이 사랑방이자 플랫폼, 우리의 의견을 발언할 수 있는 광장이라고 해주시니 참 와닿습니다. 조금 더 찬찬히 소개를 해주시면 좋겠어요. 유투공을 초기 기획할 때의 이야기들이요. 기존의 강사자와 학습자가 있는 강좌진행 방식에서 벗어나 강사자를 대신하는 새로운 미디어를 가지고 온 것이잖아요. 미디어에 집중해서 기획의도롤 설명해주세요. 

 

김: 기획 의도에서는 미디어나 기법들이 주요한 건 아니었는데, 설명하자면 주로 실제 강사를 섭외해서 강의하고 사람들이 듣는 것이 학습관과 전국의 교육기관이 아주 보편적으로 쉽게 하는 것이예요. 근데 저는 그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어요. 일방적으로 듣는 것에 대해서요. 물론 듣는 것 자체만으로도 생각이 깨이고 어떤 거리들을 던질 수 있긴 하지만 인간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각자 스스로 생각하고 사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강사랑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그게 현실적으로는 어렵잖아요.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나랑 비슷하게 강의를 듣고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민인문학교 ‘공부모임’ 개설했죠.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공부 모임을 운영하면서 한 번 더 문제의식을 느낀 것이 친목도 중요한데 너무 친목 위주로 가거나 공부의 깊이가 깊어지지 않는 것이 항상 걱정이었죠. 그 문제의식 아래 유튜브를 강의에 접목 시킨 거예요. 유투공의 기법은 대학에서 많이 하는 블랜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블랜디드 러닝은 두 가지 이상의 학습방법을 결합하여 이루어지는 학습이다. 일반적으로는 온라인 학습과 면대면 학습이 혼합된 학습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출처위키백과)의 경험도 대학 때 있었고 최근에 초중고에서 진행하는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은 ‘거꾸로 학습’, ‘거꾸로 교실’, ‘역전 학습’, ‘반전 학습’, ‘역진행 수업 방식’ 강의실에서 강의를 받고, 집에서 과제를 하는 전통적인 수업 방식과 달리 수업에 앞서 교수가 제공한 자료(온 · 오프라인 영상, 논문 자료 등)를 사전에 학습하고, 강의실에서는 토론, 과제 풀이 등을 하는 형태의 수업 방식을 의미한다.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플립 러닝의 개념 (온라인 대학 교육, 2015. 11. 1., 이정기) 거꾸로 교수법을 차용한 것도 있습니다. 사실 이런 것들을 이미 공교육 현장에서 활성화 시키려 하고 있죠. 이런 기법들을 딱 떼어 오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데 암묵적으로 체화하고 있던 기법들을 우연찮게 가져오게 된 거예요. 제가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명사특강을 담당하면서 강사를 섭외해야 하는데 강사가 검증이 되었다고 해도 대중적으로 강의하려면 내용도 있어야 하지만 대중에게 재밌게 전달이 되어야 해야 해서 먼저 유튜브를 많이 본 거예요. 그러다 생각해보니 ‘뭐야 이거 보면 되는데, 보고 나서 이야기 나누면 되는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죠. 명사특강을 실제로 진행하면서 ‘연예인 보는 거나 마찬가지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강사가 오십분 강의하고 십분 질의 응답하는데 질의응답 자체가 청중의 개별적인 질문과 응답으로 끝나고, 심지어 다른 사람들은 그 질문을 궁금해하지도 않아요. 오히려 강의가 좋으면 아예 질의응답이 없을 때도 있죠. 그런 날은 청중들이 집에 가면서 버스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거나 집에 가서 다른 사람과 강의에 대해 더 나아간 대화를 할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래서 이후에는 ‘강사를 부르지 말고 사람들이 관심 있는 주제를 찾고 모여서 영상을 보게 하자.’ 라는 구상으로 유투공을 만들게 되었어요. 초반에는 유투공 영상선정과 커리큘럼을 제가 짰어요. 근데 하다 보니 ‘내가 하는 건 의미가 없다.’ 해서 이제 ‘시민기획단’이 들어오게 되죠. 시민의 눈높이에서 강사를 찾고 주제를 짜서 하는데 ‘유투공 시민기획단 백 명을 모으면 백 개의 주제가 생길 것이다. 시민들이 관심 있는 주제의 영상을 같이 찾고, 보고, 토론해 보자.’ 했었죠. 그런 흐름 하에서는 사실 교육학에서의 기법은 상관없어요. 어쩌면 유투공은 이제는 영상도 필요 없구요. 영상은 기폭제의 하나이고 그 이후의 이야기. 경험과 경험이 만나서 내가 더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미디어와 교육적인 기법도 있긴 하나 포커스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기 위한 매개이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손: 근데 또 영상(유튜브)이 없이는 진행이 안돼요. 매개체가 있기 때문에 보고 나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거죠. 오늘도 유투공을 진행했는데, 거기에 참여한 우리 시민 네 명은 그 영상에 나온 사람의 삶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내 삶을 내가 정리해 보고, 나는 그 다음 삶을 어떻게 살 건지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정리하는 삶을 위해 ‘나는 뭘 해봤어요.’ ‘뭘 하고 싶으세요?’ 이런 질문을 던지게 해주죠. 영상이 화두를 던져줘요. 그리고 그 화두에서 벗어나지 않게끔 그 화두와 내 생활을 접목시켜서 타인 말고 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내려고 해요. 내 또래 분들은 나를 이야기 하는 것에 많이 서툰 것 같아요. 다 자식 이야기 신랑 이야기가 주를 이뤄요 나를 보지 않아요. 나를 본 적이 없어 그런가?

 

정: 그런 이야기를 누가 끌어주시죠?

 

손: 유유자적 멤버들이 그런 역할을 해요. 우리는 리더도 아니고 강사도 아닌 중간자적 역할을 하죠. 이 역할에 대해 신호등이라는 말을 써요. 대화를 나누다가 주제를 벗어나지 않도록, 한 분이 너무 대화를 독점하지 않도록 약간만 서로 기분 나쁘지 않게 ‘어머 그러셨군요. 그럼 옆에 계신 분은?’ 그 정도의 역할을 하면서 나를 돌아볼 수 있게끔 해요. 쉽기도 하지만 어려워요.

 

04

왼쪽부터 손선희, 김재민


 

정: 그 역할에 대해 질문을 드리고 싶었어요. 평면적으로는 영상을 보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인데 사실 이야기를 잘 나누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이 필요하거든요. 강사가 아니더라도요. 이야기를 끌어 내주는 사람, 이야기가 흘러갈 때 방향을 잡아주는 사람이 필요한데 그 역할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 해주세요.

 

김: 기획단 역할 중 하나가 양질의 강연을 찾아내는 것이예요. 기폭제인 영상이 너무 좋으면 서로 자신의 일상을 꺼내서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하죠. 그런데 강연이 이상하면 다들 망연자실 해요. ‘내가 이 시간에 이걸 보려고 앉아 있었나.’ 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영상도 굉장히 중요하죠. 유유자적 단원들이 영상을 여러 번 보고 질문을 미리 뽑아보고 해요. 그래서 이야기의 흐름을 잘 잡아주는 거죠. 저는 영상 사실 안봐요.(웃음) 감으로 그냥. 근데 안봐도 된다고 해도 이분들은 미리 두 세번 보시고는 질문지를 만들어 오시는 거예요

 

손: 보통은 영상을 보고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질문을 많이 생각해 봐요. 마지막에는 그런 질문도 해요. 함께 나누고 싶은 질문에 대해서요. 

 

김: 현재는 여덟 분 정도가 유유자적 단원으로 활동하고 계세요. 이 분들이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강좌를 이끌어 가시죠. 기수의 구분은 2018년 하반기에 맨 처음 1기가 양성되었습니다. 양성과정이라고 해서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게 아니라 가볍게 실습하면서 유투공을 진행해보는 것. 누구나 편하게 참여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이 활동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어도 대화하는 것과 사람을 좋아한다면 기획단은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그러다보니 이렇게 모이게 된 거예요. 

 

정: 기획단 멤버분들 외에도 시민들이 유투공 수업을 여는 경우가 있나요?

 

김: 유투공 수업개설을 원하는 분이 있으면 기획단 분들을 모아서 같이 토론하면서 경험치를 공유할 수 있게 해드리려구요. 실제로는 아직 있지 않았어요. 오히려 저희가 참가자분들께 제안을 해요. ‘좋아하는 주제가 있다면 한 번 열어보면 재미날 거다.’ 라고 하죠.

 

손: 사실 다른 시민분들은 와서 이야기 나누는 것에 그치곤 해요. 그 이상은 사실 쉽지는 않아요. 아직은 그렇죠. 지금으로서는 얘기 나누는 것만 해도 너무 좋아요. 오늘도 처음 오신 분이 계셨는데, 오늘도 망설이다 왔는데 너무 좋았대요. 앞에 영상보다도 옆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이 너무 좋았다고 하셨어요. 

 

정: 주로 어떤 연령층이 유투공에 오나요?

 

손: 오늘은 30, 50, 60대가 다양하게 있었거든요. 평소에는 주로 4050대가 많죠. 가끔 30대 청년들도 와요. 올여름에는 20대 대학생도 왔었어요. 신선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죠. 신세대의 견해. 아마 그 친구도 집에서 엄마, 아빠 얘기 들을 때와는 또 달랐을 거예요. 그렇게 이야기 나누는 것이 좋아요. 이제 일 년 되었으니까 조금 더 확장되면 기획단도 늘어날 것 같아요

 

정: 영상을 보고 난 후의 토론, 거기에서도 해소되지 않는 질문이나 이후에 발생하는 학습 욕구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요?

 

손: 욕구를 가진 분들은 집에 가서 각자 찾아보고 확인해요. 영상을 보고 난 이후에 집에 가서 책을 더 읽어본다든가. 다른 자료를 찾으면서 개인적인 그런 지적욕구에 대해 더 나아갈 수 있죠. 스스로 해결하는 거예요. 조금 더 나아가면 또 다른 모임을 만들어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도 하죠. 그것을 위한 모임이 만들어지는 것이 유투공의 기획단계에서 설계 되어있습니다.

 

김: 2018년에 이것을 맨 처음 기획했을 때는 사실 단계적 기획이 있었어요. 궁극의 지향은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프로그램화 되어서 36주차의 유투공 기획단이 이끄는 프로그램(커리큘럼)이 생긴 것이죠. 평생교육이라는 것이 꼭 정해진 시간과 장소가 있는 게 아니라 누구나 원하면 모여서 활동하는 것처럼 유투공도 정해진 기반은 있지만 그 이후에도 욕구가 있으면 모여서 영상을 찾고 이야기를 나누면 모임이 되거나 동아리가 될 거라고 설계는 해두었어요. 다만 기획단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것은, ‘정해진 커리큘럼 안에서 소통을 잘 하는 게 1차 목표이고 그 이후는 부담 갖지 마시라.’ 하고 있어요. 왜냐면 이게 직업도 아니고 주제가 좋고 사람 좋아서 하는 건데 목적 지향적으로 이 사람들을 조직화해서 친구를 만들고 모임을 짜내는 것은 굉장히 피곤이고 부담인 거예요. 그래서 유투공 기획단 과정에는 이 기획을 넣지 않았는데 잘 되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모여지는 거다 했고. 운이 좋게도 현재 ‘미술과 친해지기’라는 유투공 커리큘럼에서 미술을 좋아하는 분들이 모여 수업 이후에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유투공과는 별개로 학습관에 동아리 등록을 했고 지금도 활동 중이예요. 그분들이 직접 그림도 그려보고 모임을 전시를 가기도 하고 굉장히 결속력을 다지고 있어요. 그분들은 어려서 미술을 좋아했으나 나이 먹고 나서 그림을 그리기는 어려웠는데 쉽게 영상을 본다고 해서 왔더니 모인 사람들과 이야기도 잘 통하고 배우는 것도 많고 미술관도 가고 하니까 활력이 돈다, 이러시죠.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미술 유투공을 기획한 시민분의 역할이 크죠. 그분이 미술을 참 좋아하시는데 남편분이 화가예요. 남편이 화가니까 집에서는 본인이 미술에 대해 이야기 하기도 뭣한 거예요.(웃음) 집에서는 조용히 지내시다가 유투공 알고 오셔서는 지금 이렇게 즐겁게 지내고 계시는데 그분이 늘 말씀하시는 게 ‘유투공이 인생의 전환점이다.’ 원래부터 기대했던 게 자기처럼 미술을 좋아하는 분과 모임을 갖고 싶어했어요. 근데 그게 쉽지 않으니까 유투공을 통해서 커리큘럼을 찾아서 진행하고 사람들을 모으고 자연스럽게 동아리로 가게 된 거죠.

 

정: 교육기관의 직원들이 하는 일. 교육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강사를 섭외하는 일이 사실 가장 크죠. 직원들에게는 시민들에게로 학습과 교육의 주도권을 넘기는 것에 대한 미션이 있어요. 그렇지만 시민들이 직접 강사자라던가 전문가들을 섭외하기는 어렵죠. 우리가 정보를 얻는 곳이 책이라는 매체에서 인터넷의 글과 이미지들, 나아가 영상으로 나아가는 시대에서 우리는 이제 영상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정보과 지식을 가져오고 있어요. 이제는 누구나 정보에 다가갈 수 있는 매체인 영상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교육 컨텐츠를 큐레이션하고 그것을 공유, 확장 하는 것이 유투공의 큰 매력이구나 생각이 들어요. 

 

김: 유투공은 사실 다양하게 변주가 가능한데요. 유투공 안에서도 우려 지점이 있었죠. 영상이 아무리 좋아도 영상이라는 것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최신정보가 업데이트도 안되고 궁금한 것과 결과가 정확히 매칭이 안되는 경우도 많아요. 그 보완지점으로 유투공에서 기획단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상시적으로 집단지성을 활용하려고 해요. 유투공으로 확장하고 싶은 게 예를 들면 과학을 내가 전공했고 실제 이 분야에서 일했는데 퇴직을 했어, 퇴직을 하고 시간이 많은데 이렇게 유투공이라는 게 있으니까 내가 거기에 가서 조언을 해보지, 이런 욕구가 있는 사람을 모이게 하는 것. 그리고 유튜브 외에도 ‘네이버 열린연단’이라든가 ‘케이무크’ 혹은 대학 강좌들. 장기적으로는 깊이 있는 강좌들을 가지고 와서 단계적으로 유투공을 설계하는 것이 목표예요.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이름 있는 분들. 대중적인 분들의 영상을 가져와서 같이 보는 거예요. 지향은 있는데 아직은 그 단계가 아니죠. 또 다른 변주는 이분들(유투공으로 공부하는 분들)이 깊이가 있어지면 토론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경우들이 많이 생길 거예요. 그때는 이제 혼자 끙끙 대는 게 아니라 유튜브가 알고리즘이 있기 때문에 유관분야의 정보를 노출을 시키잖아요. 그 영상이 2년 전 것이었다면 우리가 학습관 직원 통해서 그 사람을 직접 초대해 보자. 그 사람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자. 그 방식은 단순 연설을 하는 명사특강이 아니라 이제 우리가 처음부터 토론을 했고 내용도 알고, 질문거리도 있기때문에 그 사람 불러서 엄선된 질문을 통해 함께 토론하고 대화하는 거죠. 이 두 개는 설계 중인데 아직 거기까지 가지는 않았어요.

 

 

02



정: 설계가 중요해요. ‘어느 지점을 바라보는가’가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손: 유투공 참가자들은 훨씬 더 많이 혼자 공부를 해야 하는 거죠. 시간이 필요하겠죠. 지금 상황 같은 경우는 다른 일상의 우선순위에서 조금만 위에 있을 뿐이예요. 집에 누워있느니, 친구들이랑 수다 떠느니, 유투공을 들으러 가자, 하고 스스로가 점수 매기는 거죠. 뭐라도 듣고 가고 생각하고 가는 것. 거기까지는 참 좋아요. 부담 없어서 올 수 있는 분위기가 사실은 먼저 필요해요.

 

정: 수강생들이 강사자의 강의가 위주가 되는 수업의 형식보다 편해하나요?

 

손: 열 명 중 여덟 명은 강의 영상보다도 우리들의 이야기가 좋다고 해요. 영상에 나오는 유명한 사람, 저사람의 성공에는 이유가 있고 힘듦도 있지만 그 사람이 힘들고 아프다 슬프다 해도 나와는 동떨어진 사람 같은데 영상 보고 나서 같이 이야기 나누는 사람은 동네 사람이잖아요. 그런 이야기들이 참 좋더라구요. 어떤 분은 인간관계에서 힘든 부분에 해답을 찾거나 사람들한테 얘기를 듣고 싶다고 왔어요. 30대 후반 분에게 70대 분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김: 인터뷰 주제에 시니어에 대한 내용이 있었는데 학습관의 특성상 4050대의 여성분들이 많이 오고 주제에 따라 30대나 70대도 오시는데 연령에 한계를 두고 싶지 않고 성인 대상만이 아니라 오히려 특정 연령에 포커스를 맞춰서 청소년 유투공이라든지 주제를 특화할 생각도 있어요. 그렇게 열어두면서 다양한 경험치 다양한 연령이 모여야 사고의 폭도 넓힐 수 있어요. 다른 사람끼리 만나야지 같은 사람만 만나면 재미 없잖아요. 

 

정: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두 분이 점점 활기를 띄고 계세요.

 

김: 저도 오랜만에 고무되었는데 꼭 하고 싶은 이야기 중 하나가 원래 유투공의 구상은 홈페이지와 어플을 활용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어요. 전국의 공공교육기관의 주 교육방식은 강사섭외를 통한 강좌인데 요즘은 추세가 많이 바뀌고 있죠. 시민들이 유튜브를 많이 보는데 이 매체를 악용하거나 잘못 쓰는 경우가 많이 있잖아요.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가짜뉴스들. 유투공이 온라인플랫폼으로 구축되면 학습관에서 설계한 여행 커리큘럼이 제주도에서도 도민들이 ‘우리에 맞게 바꾸어서 보고 토론하자.’라고 하면 전국구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어요. 사실은 어린애들과 시니어분들이 진짜 유튜브 많이 하는데 유튜브가 잘못 쓰이는 경우가 많아요. 근데 이제 유튜브를 활용해서 같이 좋은 영상을 많이 알리고 잘못된 것은 정정해주고 하는 역할이 필요해요. 좋은 영상을 혼자 찾기는 어려운데 같이 찾고 같이 보는 거죠. 함께 학습해 나가는 확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 그래서 처음에 얘기했던 것, 컨텐츠나 미디어에 집중한 것은 아니라 하셨지만 오히려 이 특성을 활용하면 시공간을 뛰어넘는 학습이 가능하죠. 어떤 면으로는 되게 클래식하기도 해요. 유투공은 아고라예요. 그곳에서 질문하고 응답하며 집단지성을 나누는데, 최신의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죠. 미디어와 기술을 활용한 확장의 가능성을 계속 본다는 것이 앞으로 유투공이 나아갈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김: 아쉬운 건 경험상 한 대화 당 10명까지 있으면 좋은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지금은 초창기이기도 하고 사람들이 잘 몰라서 서너 명씩만 모이면 이제 이야기에 한계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은 유투공에 어떤 활동이 있었고 어떻게 이용할 수 있다는 걸 최대한 많이 알리려고 하죠. 학습관의 이웃인 창룡도서관에도 가서 공간을 공유하는 것, 영상과 커리큘럼을 공유하면서 다른 장소에서도 유투공을 진행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정: 학습관에서 길러진 유유자적의 멤버분들이 밖으로, 마을로 나가는 것을 구상하고 계시네요. 신호등의 역할이 유투공에서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손: 신호등도 좋지만 왔다갔다하는 차들이 있어야 해요. 모이시는 분들 그분들이 차예요. 차 있어야 신호가 중요하죠. 어딜 가나 삼박자가 있어요. 영상, 신호등(기획단), 차(오시는 시민분들).

 

김: 우리가 양성과정에 이야기 한 것이 ‘선생님들이 기획단원이면서 토론단원이 되면 그것이 베스트다.’ 오신 분들이 진행자가 없다고 느끼면 그게 제일이다 싶어요. 오신 분들이 내 자랑, 자식 자랑, 돈 자랑이 아니라 주제에 맞춰 토론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집단지성과 서로의 경험치를 넘다드는 대화가 되겠죠. 유투공은 연령층과 주제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어요. 학습관만 해도 다양한 주제의 강좌들이 있죠. 제가 최근에 수영강습을 들었어요. 강습을 받았는데 수강생 다섯 명만 앉혀놔도 개인코칭을 받기가 어렵더라구요. 근데 유튜브 코칭은 일대일 코칭의 느낌을 받고 다양한 강사를 만날 수 있는 것에서 장점이 있었어요. 이제 그런 영상을 같이 보고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베스트인 거예요. 학습관에서 진행하는 강좌 중 목공구나 요리라든지 혼자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같이 모여서 보고 경험을 공유하고 해보고 함께 피드백 한다면 평생학습기관에서 전문가에 의존하는 것들을 많이 낮출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전문가, 참조위원의 조언은 물론 필요해요. 다만 전문가에 의존하다 보면 배우는 사람의 한계가 생길 것은 분명한 사실이죠.

 

정: 이 인터뷰의 주제가 다양한 교육현장의 사례들을 문화예술교육에 어떻게 접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죠. 저도 몇 년간 공동작업장을 기획, 운영해왔기 때문에 유투공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유튜브를 활용한 학습법이 손작업과 몸작업에 유효할까 고민했는데 사실은 거북이공방분들도 유튜브를 많이 보시고, 저도 유튜브를 많이 보고 있어요. 그래서 생각해보니 인문학 강좌를 빗대어 보면, 토론하고 사유하는 것은 의견을 나누는 시간, 그 순간에 깨이는 것이 굉장히 많은데 수영도 그렇듯이 몸을 사용하는 목공은 혼자 단련하는 시간이 더 필요한 거예요. 유튜브를 통해 목공기술을 배우더라도 그 기술과 재료가 내 몸과 내 손에 체화되는 시간이 필요한 거죠. 그렇게 생각해보니 학습도 마찬가지인 거예요. 토론하고 가서 집에서 내 것으로 만드는, 소화 시키는 시간이 필요한 거죠. 유투공에서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 정보와 지식을 접하는 시간, 나에게 체화시키는 시간의 밸런스를 맞춰 가져간다면 다양한 분야에 이 학습법을 접목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어요. 예를 들면 공방에서는 토론의 시간을 줄이고 혼자서 작업하는 시간을 늘리고, 혼자 작업하다가 벽에 부딪히면 친구들과 만나 ‘너는 어떻게 칼질을 배우고 있어?’ 물어보면서 서로의 기술을 교환하는 것. 유투공의 학습법이 다양한 손작업과 몸 활동에도 충분히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김: 유투공 근본의 기획으로 들어가면 인문학들이 듣는 학습 위주이잖아요. 사실은 생각하고, 말하고, 쓰는 활동이 굉장히 중요하죠. 유투공 설계 두 시간의 짜임이 사실은 영상보고 생각을 하고 토론하는 것 토론 안에서 충분히 이야기하고 마지막 십 분은 글을 써보는 거죠. 유투공 글쓰기는 그 시간을 더 길게 가져가는데 사실 쓰기가 모두에게 쉽지 않아요. 혼자 하는 것은요. 그래서 모여서 써보는 거죠. 사람들 다 쓰고 있으니까 나도 쓰게 돼요. 목공을 익히듯 몸으로 하는 것들. 생각하고 말하고 손으로 쓰는 것이 내 몸에 남는 학습이라는 전제로 유투공을 설계를 했고 영상시청과 토론 후 집으로 돌아가 글을 쓰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정: 유투공은 사실 계획이 다 있었군요. 두 분이 함께 그려둔 유투공의 가까운 미래, 어쩌면 오래된 미래이기도 한 우리들의 광장에서 우리가 즐겁게 배우고 나누고 경험할 것들을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김재민

수원시평생학습관 시민인문학교 담당연구원, 유투공 창시자


 

손선희

유투공기획단 ‘유유자적’ 멤버


 

정다현 

수원시평생학습관의 거북이공방 전 담당자이자 퇴사자, 현재는 ‘플랜포히어’ 운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