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긋한우정
- 살아있는 이야기가 쌓여 만드는 풍경
- 김세영 _플러스마이너스1도씨
- 20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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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봄봄 32호
생태를 바라보는 시선의 높낮이
살아있는 이야기가 쌓여 만드는 풍경
김세영 (플러스마이너스1도씨)
플러스마이너스1도씨가 묻고, 청풍, 유명상이 대답하다.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 생각보다 일찍 도착한 강화 시내는 한적하고 맑았다. 햇살도 천천히 내려오는 차분한 거리를 서성이자니 이곳에서 삶을 꾸리는 마담(강화에서는 본인을 유마담이라고 부릅니다. 이하 ‘마담’)의 속도가 궁금했다.마담은 인천에서 함께 나고 자란 친구들이 서울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며 2011년 신포살롱을 꾸렸다. 동네에서도 즐겁게 놀고먹으며 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어 여러 실험을 했고 그곳을 통과한 이들은 여전히 그때를 좋았던 시절로 떠올린다. 하지만 명암처럼, 그에게는 짙은 생채기 또한 함께 새겨졌던 것 같다. 어느 프로젝트를 놓고 공공기관과 다투다가 잘린 탓에 초대했던 친구들을 책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떤 선택이든 득과 실이 동반된다지만, 그때의 사건은 다시는 번복하지 않아야 할 후회가 되었다고 한다. 마담은 지역에서의 경제적 기반을 고민하다 2013년 강화로 삶터를 옮긴다. 초반에는 세 명의 친구들과 풍물시장에서 화덕피자를 팔았다. 당시 시장에서 진행하던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했는데, 장사 2년 즈음이었을까. 사업 기간도 끝났고 시장의 대표도 바뀌니 장사를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았다. 불과 몇 년 전과 비슷한 상황이 생긴 것이다. 그는 팀과 함께 맞서 항의했다. 시장의 몇 명과 척을 졌고 그때의 사건으로 여러 부당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청풍은 자리를 지켰고 시장 어머님들께 응원을 받으며 지금껏 잘 지내고 있다. 마담은 으쓱해 보였다. “우리 팀(청풍)이 지역 안에서 꼬래비(꼴찌)라 어쩔 수 없이 눈치를 봐요.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우리를 위한 선택을 할 거라는 믿음이 팀 안에 생겼어요.”
마담이 리더로 있는 청풍(청풍상회 협동조합)은 강화에서 팔 년 남짓 문화기획을 이어가고 있다. 베니스, 총총, 결이와 함께 아삭아삭순무민박, 펍 스트롱파이어, 강화 굿즈샵 진달래섬을 운영하며 살고 싶은 강화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사무실 아래로 마중 나온 마담이 반갑게 운을 떼었다. “이렇게 맑은 날에는 꼭 가야 하는 곳이 있어요. 거기에서 얘기 나눠요.” 너르고 반짝이는 여름 밭을 구불구불 지나 도착한 그곳은 풀냄새로 가득했다. 청량한 담소 사이로 거위의 우렁찬 목청이 넘나들었다.
문화기획자 유마담의 작업 책상
발아되는 순간
10년 넘게 문화기획을 이어가고 있어요. 어떤 순간들이 기획으로 엮어지나요?시도하면서 답을 찾는 스타일이라 일상에서 조그마한 문제라든지, 해보면 좋겠다 싶은 것이 있으면 일단 해봐요. 삶이 기획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변수로 가득하니까. 대신 삶에서의 고민을 기획으로 담고 프로젝트로 풀어가는 것 같아요. 신포살롱을 할 때는 청년 문제에 대한 고민이 있어서 그 부분을 발전시켰고, 강화에서도 연장선에 있지만, 세대라던가 지역으로 좀 더 확장하고 있어요.
인천에서 강화로 들어오셨어요. 대도시에서 소도시로 지형이 바뀌었는데, 기획에도 차이가 생겼나요?
인천에 있을 당시에는 좀 더 균열을 내고 엎고 어떤 씬(scene)을 보이고 싶었어요. 마음이 좀 급했죠. 문제의식을 빨리 씬으로 등장시켜야 그것부터 시작될 것으로 생각했어요. 프로젝트는 거대했는데, 사실 누구든 상상 가능한 씬이었던 것 같아요. 반면 강화에서는 이곳의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기획도 결과물도 나오게 되어요. 한순간 딱 선보이는 기획과는 상당히 다르죠. 지금은 상상만 하는 것이라도 언젠가는 이루어져 있을 거라는 느낌이 있어요.
작업을 위한 사전 단계
외부 작업자와도 협업을 많이 하시는데, 프로젝트를 함께 하려면 작업물만큼이나 문화적 태도, 작업 방식도 중요하잖아요. 작업자를 초대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보는지 궁금해요.어떤 계기로든 왕래가 있었고 작은 것이라도 함께 해본 친구들을 초대해요. 단순히 회의 자리를 함께한 것이 아니라, 조그마한 거라도 공동의 것을 같이 만들고 차곡차곡 쌓아갔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지금 하는 프로젝트 <강화유니버스>도 열두 명의 친구와 협업하는데, 함께한 경험이 있는 친구들을 초대한 거예요. 그래서인지 팀워크도 잘 형성되었고요.
협업을 위한 교육 과정을 설계하지는 않나요?
저는 협력의 경험도 자연스럽게 문화로 녹여가고 싶어요. 지역의 가게와 호흡할 때도, 협력하는 시간 속에서 ‘청풍은 이렇게 일하는구나, 이런 일들이 지역에 도움이 되고 영향을 만드는구나.’ 지켜보길 바라요. 직접적인 교육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프로젝트 분위기와 참여자들을 대하는 태도 속에서 저희의 방식이 전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작은 동의의 과정은 만들었어요. 지역에서는 어떤 사건 사고가 일어날 때 대부분 “그럴 수 있지, 좋게 넘어가자.” 해요. 짚고 넘어갈 명확한 기준점이 필요하더라고요. 이곳이 우리의 삶터이기도 하니까 저희가 지향하는 모습을 구체적인 언어로 적으면 좋을 것 같기도 했고요. 그래서 팀 내 워크숍을 통해 약속문, 성 인지 감수성, 세계관을 만들었어요. 이 세 가지가 협업할 때 서로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는 바탕이 되고 있어요
상상이 현실이 되는 시간
프로젝트 기획서를 쓰고 제안할 때, 스스로 지키는 선이 있나요?지향과 먼 얘기는 안 써요. 청풍과 맞닿지 않는 사업이면 선정되어도 포기하는 편이고요. 공고는 우리와 맞았던 것 같은데 선정 후 담당자와 얘기하는 과정에서 그렇지 않다는 걸 확인하기도 하거든요. 이 사업이 우리의 스토리와 이어지는 사업인가가 중요해요. ‘이 사업이 끝나면 우리한테 무엇이 남지?’ 이것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기획을 제안해요.
그리고 작년까지는 제가 메인으로 기획안을 썼었는데 올해는 다들 나눠서 썼어요. 멋지죠. 사실 제가 2년간 쓰고 지원한 프로젝트가 있는데, 떨어졌었거든요. 올해는 총총이 썼는데 됐어요. 2년간 써놓은 기획서가 기반이 되기도 했겠지만 총총이 글을 워낙 잘 쓰기도 하고, 저는 프로젝트명을 ‘생업 강화’로 냈었는데, 총총은 ‘플레이 로컬’이라고 쓰더라고요. 비장했던 무게가 액티비티한 느낌으로 바뀌니까 확실히 좋았던 것 같아요.
팀원들과 프로젝트를 함께 꾸려갈 때, 리더로서 어떤 부분을 주로 고민하게 되나요?
풍물시장에서 피자를 팔 땐, 구성원 모두 똑같은 위치라고 생각했어요. 리더라고 말하기도 꺼렸죠. 그런데 각자 권한과 책임이 분명하게 다르더라고요. 이걸 학습하는 기간이 있었고, 지금은 저를 포함해서 구성원 모두 서로의 권한과 책임을 잘 인식하고 있어요. 저도 리더라고 소개하고 있고요. 요즘에는 팀 안에서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을 헷갈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팀원의 사적인 영역까지 사유화해 버리면 저는 이곳에서 가진 권한을 남용하는 거니까요. 결정을 내릴 때도 멤버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을 하려고 굉장히 고민하고 있어요.
청풍 팀원들의 협업
21‘ 강화유니버스 과정
팀원뿐 아니라 외부 예술가, 지역 가게들과 함께하는 작업이 많아요. 피드백이나 개입은 어떤 방식으로 해요?
저의 역할은 상대방의 영역을 만들어주는 역할, 그의 영역과 이 영역이 잘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친절하게 알려주지는 못하지만, 서로 약속을 정하면 웬만하면 터치를 안 해요. 그래서 협업할 때는 내 작업이 아니라 상대방 영역에서의 작업이라고 생각하는 편이고요. 상대가 욕망이 없으면 굉장히 힘들어지겠지만, 잘 맞을 때는 시너지가 더 나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청풍에 있는 친구들은 다 생산자예요. 그래서 저희끼리는 협업이 쉬워요. 동네에서도 마찬가지예요. 강화가 가진 장점이라면 만나는 사장님 대부분이 생산자셔요. 자기 콘텐츠가 있는 분들이라 협업 지점이 훨씬 심플해요.
참여자로 오는 이들 중에는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의 태도를 지니신 분도 계실 텐데요.
인천에 있을 때 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청년들이 엄청 많이 모였는데 다들 생산의 경험이 없으니까, 같이 만들어가는 개념보다 ‘내가 이 시간 내서 왔는데 너는 왜 이걸 안 해주는지’ 요구하더라고요. 자본이 들어가면 서비스 제공자와 수혜자로 역할을 파편화하고 평가하는 위치에 머물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이 구조에서는 기업들이 가장 큰 이익을 보는데 말이죠. 당시에 저는 이런 정립이 안 되어있기도 했고, 좋은 관계를 맺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이 문제를 잘 풀어가기 위해 오래 고민한 것 같아요. 하지만 제 역량이 아닌 것으로 결론 냈어요. 지금은 소비자의 마음으로 참여하시는 분들은 되도록 만나지 않도록 초대 언어를 고민하고 세팅해요.
모두를 향한 이야기, 나를 위한 기록
작년에 작업하신 아카이브 사진집 <무녕>과 <왕골>을 읽었어요. 진한 사진과 여운이 도는 이야기 덕분에 강화에 오면 소창과 화문석을 만드는 이들을 만날 것만 같아요.<무녕>을 만들면서 단순히 아카이브나 당시의 기록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전달되는 살아있는 이야기로 풀어내고 싶었어요. 사진 작가님과 협업하면서도 우리의 작업이 단순한 소비의 방식이 아니라 세대를 연결하는 이야기가 되도록 고민을 많이 했고요. 우리나라가 지역 간에도, 세대 간에도 상당히 단절되어 있잖아요? 지역 안에서 문화가 교류되면 이야기가 입을 타고 돌아다닐 텐데, 살아있는 이야기가 없어지니까 지금 와서 아카이브라는 이름으로 끄집어낸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굳어진 이야기는 기록물로서 의미는 있겠지만 이야기로서의 의미는 아닌 것 같아요.
이 책들을 시작으로 지역에서 다른 이야기가 생겨나기도 했나요?
책의 이야기를 담아 강화의 소창 체험관에서 사진전을 열었는데, 이야기를 전해주신 할아버지와 그 가족 3대가 다 같이 전시에 온 거예요. 하얀 옷을 차려입으신 할아버지께서 손으로 고이 쓰신 편지를 읊으셨어요. “이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관계자들께 감사드립니다.” 그 모습은 말로 표현이 안 되어요. 이런 순간순간이 너무 좋아요. 외부에서야 모를 테지만 저희한테는 이런 순간이 계속 전환점이 되고 일상 속에서 영감과 자극으로 돌아와요. 이제는 무엇을 할 때 사람이 많이 오고 말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어떤 지점들을 향해 가느냐가 더 중요하고 그만큼 좀 더 단단해지고 있어요.
강화 화문석 사진집 <왕골>
소창 작업 중인 어르신
프로젝트 <강화유니버스>를 진행하시면서 매달 쿠키레터를 발송하고 있어요. 활동 과정을 소개하는 톤이나 내용이 재미있어서 완독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도 기록을 좋아하는 편인가요?
저는 움직이는 부분에 조금 더 특화된 사람이에요. 기록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서 쿠키레터는 다른 작업자들과의 협업으로 이뤄지고 있어요. 그래도 기록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청풍의 철학 같은 것들이 강화에서 정말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때문이에요. 대단한 기획자는 많지만, 그분들이 대단한 거고. 그 작업이나 가치가 이어질 수 있을지 생각하면 한계가 조금 보이거든요. 우리 역시 우리끼리만 좋다고 하면서 굳어가는 중은 아닐까 생각을 했고요. 다행히 저희 팀원으로 이십 대 초반의 친구 결이가 합류했고, 저희의 지향에 공감해주는 친구들이 많이 합류하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이 움직임이 문화를 만들어가지 않을까, 우리의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다시 일상으로
일상과 작업의 구분이 없으면 사실 일을 놓지 못하게 되기도 하잖아요. 어떻게 사적 생활과의 균형을 이루어가나요?사실 이 일은 사생활과 분리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분명히 일상을 잡아먹을 수도 있을 거예요. 제가 삶에서 가지는 고민을 활동으로 풀어내는데 정작 삶이 활동에 잠식되면 안 되겠죠. 함께 사는 헐랭이 이 부분을 인식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해주고 있고, 많이 나아졌어요. 이제는 몰입을 껐다 켰다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 균형은 동료들과 신뢰가 쌓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기도 해요. 예전에는 제가 욕심이 강해서 팀원들과 온도 차가 꽤 났거든요. 서로의 문화를 쌓아가는데 3년 정도 걸렸어요. 우리의 작업이 사업이면 명쾌한데, 말 그대로 서로의 문화, 지역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거라. 지금은 우리의 중심이 잡혀 있으니까 선택의 순간에도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새 맴버가 오거나 주변 가게와 협업할 때도 청풍에 대해 좀 더 알기 쉬워진 것 같아요.
그래서 집에 오면, 로잉 머신이나 산책,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를 많이 봐요. 과학부터 시작해서 음악도 많이 찾고요. 전에는 잘하는 사람들 보면 질투도 나고 다른 프로젝트에 흥미도 느꼈는데, 요새는 외부 네트워크마저 재미없어요. 그 에너지와 즐거움을 강화에서 쏟을 수 있고 또 충족되니까, 결핍이 안 생겨요.
강화의 속도가 일상에도, 작업에도 담긴 것 같아요. 지역에서 문화기획을 이어오면서 중요한 철학이 되었던 이야기가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팀원들과 해외 탐방으로 포틀랜드에 다녀온 적이 있어요. 포틀랜드가 생태 중심으로 도시 설계가 되었다는 것이 흥미로웠거든요. 도보 거리, 자전거 길, 지역 안에서의 소비와 생산 구조, 이런 것들이 어떻게 도시 설계로 작용했을까 궁금했어요. 보통 포틀랜드를 떠올리면 포크 라이프를 얘기하면서 힙한 이미지로 소비하는데, 저희는 그곳의 삶이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를 중점적으로 보고 싶었거든요. 포틀랜드에는 30년 정도 된 주민커뮤니티가 다양하게 있더라고요. 다섯 명 정도 모여서 쓰레기를 줍는 것부터 사는 곳의 정책 이야기를 나누며 작은 성공의 경험을 쌓아갔대요. 이 얘기를 그곳의 시청 할아버지께서 해주셨는데, 저희의 활동과 지향, 고민을 다 듣더니 그러셨어요. “너희들 힘들게 해가는 것, 다 안다. 여기도 그랬다. 다만, 단기간이 아닌 수십 년을 쌓아왔기 때문에 이런 작용이 일어날 수 있었던 거다. 너희 같은 주민 리더들이 꾸준하게 희생과 노력을 이어갔기 때문에 작용했던 거다. 결국, 시간의 문제다. 계속하다 보면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될 거다.”
저는 이분의 말에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강화는 포틀랜드가 아니니까, 강화의 자원으로 강화가 되어야 하죠. 사실 전에는 미래가 조금 막막했는데, 지금은 좋은 이웃들이 있고 좋은 친구들까지 많아져서 충분히 해낼 수 있겠다는 미래상이 있어요. 정말 만족하면서 살고 있어요.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이런 활동도 생물이라서 저희만 하게 되면 같이 늙겠지만, 저희의 다음이 생기면 또 다른 이야기나 역사가 이어져 갈 거예요. 제가 늙었을 때, 굳이 어떤 자리에 있지 않더라도 일상 군데군데에서 이런 활기찬 모습을 보면 그것만으로도 재밌을 것 같아요.”
‘삶이 기획이 될 때’ 담소를 나누며
18‘ 시장 어머님들과 함께한 강화 퍼레이드
나이 지긋해진 마담은 어떤 풍경 속을 살아갈까. 화덕피자를 팔던 강화 살이 1년 차, 네 명이 한 달에 삼십 만원을 버는 것이 안쓰러웠던지 시장 어머님들께서 삼시 세끼를 챙겨주셨다고 한다. 그 보답을 이런저런 방식으로 다음 세대에게 갚아가고 있다는 마담. 미래를 그리는 그의 목소리 너머로 어쩐지 왁자지껄하면서도 찰랑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 김세영 / 플러스마이너스1도씨
- 목2동에서 나고 자란지 한참인데, 이렇게 잘 누비고 제대로 발 딛기는 오 년 정도 되었네요. 제 꼴대로, 제 멋대로 살아도 되는 문화를 그리며 동네에서 이런저런 기획을 하고 있어요. 여럿이 머리를 맞대고 골칫거리를 만들겠다며 끙끙거리는 모습이 그렇게 웃기고 또 소중합니다.
사진은 청풍 마담으로부터 받아서 활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