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캠퍼스] 도시 속 자연을 발견하는 산책, 함께하실래요?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570
작성일:2022.11.30
시민봄봄
- 도시를 위한 수작
도시 속 자연을 발견하는 산책, 함께하실래요?
성남을 가로지르는 하천으로 도시의 상징이기도 한 탄천. 2022년, 탄천의 물 흐름을 막고 있던 농업용 보들이 철거되며 탄천의 풍경이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보 철거와 장마를 거치며 자연스럽게 회복되고 있는 탄천에서 익숙하지만 낯선 자연을 발견하는 수업이 바로 경기시민예술학교 성남캠퍼스의 <도시를 위한 수작>인데요. 9월부터 10월까지 3기수로 진행되는 프로그램 중 두 번째 수업은 탄천 백궁교와 백현교, 하중도를 탐색하며 낯선 자연을 만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탄천 산책

<도시를 위한 수작>의 탄천 산책은 백궁교 아래에서 시작됩니다. 이곳은 백궁보가 철거된 이후 여울을 만들어 생태계 다양성을 보존하고 있는 지역인데요.
성남 환경운동연합의 손정은 강사와 함께 산책로를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친근한 까치와 까마귀부터 백로에 이르기까지, 미리 준비된 쌍안경을 활용해 탄천의 이웃들을 관찰합니다. 평소 탄천을 산책할 때는 앞만 보고 걷기 마련이지만, 이날만큼은 보이지 않던 도심 속 자연에 시선을 집중할 수 있었답니다.
튼튼한 크령이라는 뜻의 수크령과 강아지풀, 비슷해 보였던 억새와 갈대도 직접 관찰하며 그 차이를 알아나갑니다. 산책로의 잡초로만 생각했던 수크령에도 동물에게 먹히지 않으려는 보호 수단이 숨어 있다는 사실!
실제로 만져 보고 확대경인 루뻬를 활용해 자세히 관찰하면서 자연의 생존 원리까지 이해할 수 있답니다.
이번 <도시를 위한 수작> 수업의 목적 중 하나는 탄천의 외래 생태교란종을 소개하고 직접 오브제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개체수를 줄이는 것이었는데요. 대표적인 식물이 바로 사진 속 '미국쑥부쟁이'입니다.
북아메리카 원산의 미국쑥부쟁이는 번식력이 뛰어나 기존 생태계의 흐름을 파괴하는 식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귀여운 생김새의 미국쑥부쟁이를 일부 채집해 꽃다발을 만들거나 모자에 꽂아 보기도 했습니다.
외래 생물도 기존의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면 문제가 없는 만큼, 자연과 인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활동이었답니다.
탄천의 '한시적인 섬' 탐험기

백궁교부터 백현교까지 1km 남짓한 산책로를 걸으며 탄천의 생태계를 관찰한 후에는 '한시적인 섬', 하중도로 이동했습니다. 퇴적물이 쌓여 만들어진 하중도는 개발의 대상으로 인식되어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장마 이후 자연적인 복원이 진행되며 공사도 멈춘 상태입니다. 하지만 큰 비가 내리거나 공사가 시작되면 지금의 모습을 다시 만날 수 없는 '한시적인 섬'이기도 하죠.
탄천에서도 폭이 넓은 지역에 형성된 하중도는 거대한 버드나무와 다양한 식물군, 자갈밭이 조화를 이룬 섬입니다. 이곳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생태교란종과 자갈 사이에 알을 낳는 새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하중도가 얼마나 다양한 생명의 터전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답니다.
하중도를 육지화하기 위해 쌓아 올린 흙, 생태교란종인 가시박꽃에서 꿀을 빠는 벌, 백현보가 사라진 자리는 지금까지 '늘 지나가는 탄천'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도시를 위한 수작>에 참가하면서 탄천을 살아가는 생물과 무생물의 눈높이로 자연을 바라볼 수 있게 됐죠.
하중도를 함께 둘러본 이후에는 참가자들에게 한 가지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바로 하중도를 돌아보며 이곳의 생물과 무생물 중 특별히 내 마음을 끄는 대상의 시선에서 사진을 찍고, 탄천의 아름다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모래밭의 백로 발자국, 고양이 발자국을 보면서 함께 살아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꼈습니다.”
“지금까지는 잘 조성된 공원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자연 복원된 하중도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는 시처럼 이름을 알고 나니 탄천의 생물들이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백현교 아래에서 탄천의 아름다움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며 <도시를 위한 수작> 수업이 마무리되었습니다. 10명이 모이면 10가지 다른 시선이 생겨나는 법! 버드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 발밑의 잡초, 인공적인 자연 등 참가자들의 독특한 시선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답니다.
보이지 않던 것을 보게 하는 시선, 예술성

탄천의 변화에서 생물 다양성까지, 같은 도시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하는 <도시를 위한 수작>은 생태와 예술을 결합한 프로그램입니다. 수업을 진행한 성남 환경운동연합의 손정은 강사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탄천의 백궁교와 백현교 구간에는 1km도 안 되는 간격으로 보가 두 개나 설치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올해 동시에 철거되면서 탄천의 생태 환경에 정말 큰 변화가 있었죠. 오늘 <도시를 위한 수작>은 이러한 자연의 변화를 더 많은 분들과 공유하기 위한 수업이었습니다.
보가 철거된 이후 하중도에 퇴적물이 쌓이면서 자연 복원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런 환경이 때로는 민원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잘 가꿔진 공원도 아름답지만, 여러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자연에 개입할 때는 섬세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오늘 수업을 통해 보이지 않던 것들을 발견하고 다른 시선으로 자연을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는 시선이 바로 예술성이니까요.”
탄천을 산책하며 함께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공유하는 <도시를 위한 수작>, 어떻게 보셨나요? 앞으로 탄천을 지나갈 일이 있다면 새들과 식물, 동물 등 수많은 생명의 존재가 더욱 가까이 와닿을 거예요. 다양한 예술 활동을 통해 새로운 시선을 심어주는 성남캠퍼스의 프로그램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